삼성전자, 정수기 시장 첫 진출…AI·비스포크로 승부수

이달 말 단일제품 첫 출시…렌털 아닌 직접 구매
물사용량 자동 파악 등 AI기능 탑재
언더씽크형으로 주방패키지도 가능
  • 등록 2021-03-09 오후 3:48:19

    수정 2021-03-09 오후 3:48:19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정수기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한다. 삼성전자가 정수기 판매에 뛰어들면서 시장 지형의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직접 구매 방식을 선택하면서 렌털(대여) 구매 방식 중심의 정수기 시장의 트렌드도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부터 비스포크 정수기를 본격적으로 판매한다. 비스포크 정수기는 지난 1월에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기(IT) 제품 전시회인 CES 2021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비스포크 정수기는 씽크대 위에 놓고 사용하는 카운트탑형이 아닌 싱크대 밑에 필터 등이 들어가는 언더씽크형 제품이다. 비스포크 정수기는 냉수·온수·정수 기능을 구분해 모듈화함으로써 소비자가 원하는 모듈을 선택해 조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비스포크 정수기는 추후 모듈의 업그레이드나 추가가 가능하다.

비스포크 정수기는 정수기 관리 매니저가 따로 필요 없는 오토 스마트 케어 솔루션 기능도 탑재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돼 물 사용량 데이터를 자동으로 파악한다. 필터 사용량이 95%에 도달하면 모바일 앱을 통해 필터 교체 알람을 보내준다. 소비자는 손쉽게 필터를 교체할 수 있다. 음성 명령을 통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용량의 물도 정확하게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그간 정수기를 냉장고에 탑재해왔다. 단일 제품으로 정수기를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언더씽크형 정수기 출시로 냉장과와 식기세척기 등과 함께 주방가전 패키지를 완성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정수기를 카운트탑형이 아닌 언더씽크형으로 개발한 이유는 주방 인테리어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방 인테리어는 빌트인이 대세로 정수기는 주로 언더씽크형을 사용한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정수기 구매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전국 420여개의 삼성디지털프라자를 거점으로 한 직접 구매와 온라인을 통해 정수기를 판매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서비스와 정수기 전문 설치·유지·관리 기업이 설치와 유지·관리를 맡는다. 삼성전자는 또 정수기를 직접 개발·생산하지 않고 제조기업 오비오와 합작해 개발·생산한다.

정수기 국내 정수기 시장은 연간 3조원 규모로 코웨이(021240)를 비롯해 △SK(034730)매직 △LG전자(066570) △쿠쿠 △청호나이스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정수기 수요 중 렌털 수요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수기는 관리를 자주 해줘야 하는 만큼 소비자들이 직접 구매보다 렌털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가 기존 방식인 렌털이 아닌 직접 구매 방식을 선택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며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는데다 비스포크라는 콘셉트를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경우 시장 영향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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