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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진행한 ‘전국 택배노동자대회’에는, 거센 바람 속에서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택배노조 조합원들 2000여명으로 가득 채워졌다. 현재 방역지침상 집회에 모일 수 있는 인원은 최대 299명이지만, 이날 대회는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 선거유세로 신고돼 방역지침이 정한 인원 제한이 적용되지 않았다.
이날 대회의 핵심은 역시나 사측과의 대화 요구였다. 총파업을 이끌고 있는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대회 막바지인 오후 3시 30분께 결의발언에 나서 “총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고통받는 국민들과 소상공인들, 조합원들을 위해 이제 끝내야 할 때”라며 “CJ대한통운 사측에 이제 다시 한번 대화를 촉구하되, 구걸하지 않엤다. 대화를 강제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농성은 불법 점거 논란을 의식한 듯 일부 해제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는 그만큼 사측과 대화가 절실한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도 보인다. 진 위원장은 “마지막 대화의 기회를 다시 주기 위해 오늘부로 본사 3층 점거 농성을 해제하겠다”며 “90여개 시민사회 종교단체가 총리와 국토부 장관 면담을 요구 중으로,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택배노조에 일정한 양보를 부탁해왔다. 택배노조도 이 사태를 풀기 위해선 대화가 필요하다는 결심으로 농성 해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택배노조가 거듭 대화를 요청하며 총파업 투쟁의 강도를 높이겠다고 예고하면서, 사측은 더욱 답답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이미 사측은 ‘대화의 주체는 본사가 아니라 대리점’이라는 입장을 지속 표명해왔고, CJ대한통운택배대리점연합 역시 ‘대화의 상대는 직접 계약관계인 대리점’이라며 실제 “진 위원장과 수차례의 비공식 만남을 통해 선복귀 후 단체교섭을 제안했지만 일방적인 주장만 반복해 공식적인 협의가 진전될 수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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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한국통합물류협회는 이날 입장을 내고 “총파업으로 현장에 갈등과 혼란이 확산되면서 사회적 합의 이행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으며, 절대 다수 비노조원 택배기사들은 거래처 이탈로 인한 수입감소를 호소하고 있다. 직접적인 계약 관계가 없는 CJ대한통운의 본사를 불법으로 점거하고, 임직원들에 대한 집단폭행, 재물손괴와 영업방해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총파업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정부의 역할은 사라졌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김슬기 비노조택배연합 대표는 “현재 택배노조는 대한민국의 법률 위에 존재하는 집단이 되어버린 것 같다”며 “왜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노사 문제라는 현실과는 맞지 않는 발언을 하면서 수수방관하냐”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택배노조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김포장기대리점장 이모씨의 부인 박모씨 역시 “정부는 택배노조의 불법행위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즉시 엄단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