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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국회입법조사처의 ‘선행학습 유발행위 금지 등의 입법영향 분석’에 따르면 선행학습 금지법이 시행된 시점은 2014년 9월12일이다. 과도한 입시경쟁으로 인한 선행학습을 규제, 사교육비를 줄이고 공교육을 정상화하자는 게 입법 취지였다.
올해로 선행학습 금지법은 시행 7년차를 맞았지만 법 시행 이후에도 사교육비는 줄지 않고 있다. 오히려 2015년 이후 사교육비 총액은 매년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2015년 17조8346억원이던 사교육비 총액은 2019년 21조원에 달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같은 기간 24만4000원에서 32만1000원으로 31.6%(7만700원)나 뛰었다.
법 시행 이후 사교육비가 오히려 늘어난 이유는 사교육을 규제하지 못한 한계 탓으로 분석된다. 학원의 경우 선행교육을 직접 규제하지 않고 광고만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입법 당시에도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학원업계 눈치를 보며 ‘학원 봐주기 법’을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2000년에 내려진 헌법재판소의 과외금지조치 위헌 결정도 촘촘한 법안을 만드는 데 한계로 작용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덕난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은 “선행교육 규제 이후에도 초중고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은 크고 사교육 참여를 유인하는 구조가 공고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교육 받는 학생 1인당 월 42.9만원
특히 사교육 참여 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사교육비는 가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교육 참여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2만9000원으로 전년(39만9000원)보다 7.5%(3만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교 59만9000원, 중학교 47만4000원, 초등학교 34만7000원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증가했다.
눈에 띄는 점은 2017학년도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전환된 영어에서도 사교육비가 늘었다는 점이다. 사교육 참여 학생들의 과목별 사교육비는 영어 21만3000원, 수학 19만1000원, 국어 10만8000원이다. 국어(3.4%)·영어(2.8%)·수학(1.7%) 등 주요 과목 모두 전년에 비해 사교육비가 늘었다.
공교육서만 입법효과…“사교육 규제해야”
다만 공교육에서는 입법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 출제를 금지하는 대학별 고사가 대표적이다. 논술·구술·면접 등 대학별고사에서 선행학습 금지법을 위반한 대학은 2017학년 11개교, 2018학년 3개교, 2019학년 5개교, 2020학년 3개교로 감소세다. 전체 문항 중 위반 문항 비율도 같은 기간 1.9%에서 02%, 0.3%, 0.2%로 감소했다. 초중고교에서의 선행 평가·출제 금지 위반 건수는 2016년 23건에서 2019년 5건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관은 “학교에서는 선행학습 유발행위 규제란 입법 목표를 달성했지만 사교육비 감소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선행학습 금지법을 개정하거나 사교육비를 감소시키기 위한 제도·정책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광고 외에는 규제가 어려운 사교육에 대해서도 “선행교육이나 선행학습 유발 행위 자체가 금지 대상이 아니라는 현행법상의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며 “위헌 논란이 발생하지 않을 범위에서 선행교육을 일부 규제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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