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과 관련,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무역협상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과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회의가 뒤엉켜 협상 전망을 흐리고 있다.
2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에버코어 ISI의 도널드 스트라스자임 전략가는 이날 미중 정상회담 전망 보고서를 내고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연기 또는 중단하고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뒀다.
추가 관세 무기한 연기·협상 재개 가능성 45%
스트라스자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예고했던 3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가 무기한 연기되고,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봤다. 하지만 구체적인 확률은 45%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임에도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연기 시점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트라스자임은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그리고 시장(투자자)에게는 두 번째로 유리한 시나리오”라며 “이 시나리오 하에서는 실무 협상도 재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은 물론 글로벌 마켓에 최고 수준의 불확실성을 제공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겐 최고의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관세 일시 중단·대화 재개 가능성 35%
시 주석이나 시장에게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이며, 35%의 가능성이 있다고 스트라스자임은 봤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이 무역전쟁 장기화 우려로 하락한 만큼, 무역에 민감한 기업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트라스자임은 “첫 번째 시나리오보다 (기간 측면에서) 확실하기 때문에 시 주석이나 시장에게 한숨 돌릴 수 있는 시간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기간에 대한 유연성이 없다”면서 실현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협상 결렬·對中 관세 부과 가능성 20%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아예 합의문에 관세에 대한 언급조차 없는 경우다. 시장 우려대로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는 그림으로,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20%로 추산됐다.
스트라스자임은 “미국이 관세와 관련해 어떤 언급도 내놓지 않는 시나리오”라며 “이는 관세 철회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했던 것처럼 3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가 부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합의가 붕괴된다는 얘기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장과 시 주석에게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며 “양측은 간신히 (무역협상) 채널을 유지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3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은 10%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나친 낙관론 경계해야”…회의적 시각도
스트라스자임을 비롯한 시장에서는 두 정상이 직접 만나 회담을 가지는 만큼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CNBC의 ‘매드머니’ 프로그램 진행자 짐 크래머는 이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그는 “시장에선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응할 것이라며 과도하게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관람한 적 있는 드라마”라고 지적했다.
크래머는 “지난해 말 아르헨티나 회담 전처럼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했을 것이다. 당시 시 주석은 25%로 관세율을 인상하는 것을 막으려고 애썼다. 그러나 끝내 협상은 결렬됐고 결국 관세율이 인상됐다. 이 같은 과정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