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7]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자만하는 1등은 망한다"

11년 연속 세계 1위인 TV부문 자만심 경계
"QLED 자발광 여부는 화질의 본질 아니다"
향후 사업은 연결성 높인 프리미엄 중심
  • 등록 2017-01-05 오후 4:00:00

    수정 2017-01-05 오후 4:00:00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생활가전 분야의 전략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라스베이거스=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TV 부문에서 글로벌 1위를 11년 동안 해왔다. 나는 우리가 오만해질까 그게 가장 걱정이다. 1등을 오래 하면 스스로 그 분야를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해 남의 말을 안 들어서 망한다.”

삼성의 생활가전(CE)을 총괄하는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이 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17’ 개막을 앞두고 연 기자간담회에서 1등 기업에 혁신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윤 사장은 “삼성은 지난 2014년부터 IoT(사물인터넷) 활성화를 강조하고 미국 AI(인공지능) 기업 ‘비브랩스’와 전장기업 ‘하만’ 등을 인수하며 사업 확장을 준비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커넥티비티(연결성)는 세상을 엄청나게 바꿔놓을 것이며 소비자 배려 극대화와 사용성 등이 생활가전 사업의 큰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사장은 삼성이 이번 CES에서 내놓은 ‘QLED TV’과 ‘올레드 TV’의 화질에 대해 자발광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TV 시장에서 화질 경쟁은 거의 끝났다고 볼 수 있다”며 “자발광이 TV 완성의 기준이 아니며 올레드가 QLED보다 나은 부분은 콘트라스트와 시야각 정도인데 소비자에게 가격 부담을 안 주고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는 자발광이지만 시장이 죽지 않았느냐”며 반문했다.

윤 사장은 음성인식 기능을 새롭게 추가한 IoT 기반 프리미엄 냉장고 ‘패밀리허브 2.0’에 대해서는 아마존 등 다른 회사와의 협업보다는 자체 기술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음성인식이나 AI, IoT 등은 비즈니스 측면에서 제품을 통해 축적된 빅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기술을 차용하면 그것이 어려워진다”며 “소비자가 원하는 혁신을 하려면 자체 개발한 기술로 데이터 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윤 사장은 4인 이상 가족이 한집에 거주하고 큰 주방을 갖춘 북미나 유럽시장에 적합한 패밀리허브 2.0에 대해 “1~2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의 차별화 전략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CES에서 주목받고 있는 로봇 분야에 대해서는 개인용보다는 공장 자동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윤 사장은 “삼성은 로봇 관련 기술을 활용해 공장 자동화 쪽을 준비하고 있다”며 “향후 AI가 발전되고 고령화가 더 진행되면 웨어러블 관련 부분 등에서 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이라고 답했다.

윤 사장은 또 “가전 분야의 산업적 키워드는 AI와 빅데이터, IoT, 로보틱스 등인데 AI는 회사 내·외부적으로 협력하면서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며 “로봇청소기로 집안을 맵핑하고 냉장고나 TV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능 등을 접목하고 있고 발전 속도는 상당히 빨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이 이번 CES에서 선보인 동시 세탁 및 건조가 가능한 신제품 ‘플렉스워시·드라이’에 대해서는 고객선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미국 농구스타 샤킬오닐이 부스를 직접 사전 방문해 플렉스워시·드라이 제품의 구매 의사를 밝힌 에피소드도 전했다.

윤 사장은 “지난해 삼성은 시장과 소비자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과감하게 재편해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매출 구조를 만들고 핵심역량을 강화할 유망 기술·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했다”며 “어떤 변화에도 지속 성장을 할 수 있는 체질을 만들어 업계 리더십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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