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2.26%(44.22포인트) 오른 2002.60으로 장을 마쳤다. 개장부터 상승 출발한 코스피는 오후 들어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2000선을 돌파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전날 아시아 증시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급락했지만 간밤 글로벌 주요 증시가 상승하자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안정세를 찾았다.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당시 급락 후 급등을 겪으며 얻은 학습효과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날 일본 니케이 225지수는 6.72% 급등한채 마감했고 오후 2시30분(현지시간) 홍콩 항셍지수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2% 안팎의 오름폭을 나타내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증시가 안정된 상황을 보여줬고 대통령 취임과 인선 등 실제 변화가 이뤄지기까지 시간이 있다는 판단에 브렉시트와 비슷한 상황으로 흘러가는 양상”이라며 “앞으로 원유 감산이나 금리 인상 등 이벤트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전까지는 반등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종은 대부분 상승을 시현한 가운데 트럼프 당선에 따른 약값 인하 우려 완화로 의약품은 9.21% 급등했다. 미국 증시에서 금융주가 상승했다는 소식에 증권(3.04%), 금융업(2.95%), 은행(2.93%), 보험(2.15%) 등 금융업종도 상승했다. 철강및금속(4.29%), 건설업(3.66%), 비금속광물(3.52%), 전기·전자(3.19%) 등도 크게 올랐다. 반면 운수장비는 1.59%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가 3% 이상 오른 것을 비롯해 대체로 상승 마감했다. POSCO(005490), 현대중공업(009540), LG디스플레이(034220), SK하이닉스(000660) 등 전날 낙폭이 컸던 수출기업들이 반등했다. 방위산업 성장 기대감에 한국항공우주(047810)는 11% 가량 올랐다. 전통 에너지 산업을 강조한 트럼프의 정책 수혜가 예상되면서 S-OIL(010950), SK이노베이션(096770), 롯데케미칼(011170) 등 정유화학주가 올랐고, 금융 규제 완화 기대감에 하나금융지주(086790), 동부화재(005830), 신한지주(055550), 기업은행(024110), KB금융(105560) 삼성화재(000810) 등 금융주가 상승했다. 이날 처음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트럼프 수혜주인 의약품 훈풍에 힘입어 크게 오르며 시가총액 30위권에 진입했다. 반면 한온시스템(018880), 현대모비스(012330), 현대글로비스(086280), 기아차(000270), 현대차(005380), 한국타이어(161390) 등 주요 자동차주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한 우려로 급락했다.
이와는 반대로 ‘클린턴 테마주’로 분류됐던 인디에프(014990)는 전날 하한가에 이어 이날도 17% 가량 급락했다. 일진머티리얼즈(020150), OCI(010060) 등 클린턴 정책 수혜주인 신재생에너지주도 떨어졌다. 트럼프 당선 소식에 전날 크게 올랐던 방산주 퍼스텍(010820)는 차익실현 매물에 반락했다.
이날 거래량은 4억2751만6000주, 거래대금 6조9526억1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1개를 포함해 750개 종목이 올랐으며 하한가 없이 114개가 내렸다. 24개 종목은 보합권에서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