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김형욱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005380) 부회장이 엔저(円低·엔화 약세)에 대한 특단의 대비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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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핵심 관련부서 임원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엔저 환경에서 현대차의 대응방안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관련기사 12면
정 부회장은 취임 이후 임원들과 격의 없이 이메일 소통을 이어 왔다. 하지만 이번처럼 우려 섞인 목소리를 전달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자동차 업체의 공세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엔저를 무기로한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펴면서 100엔 당 원화 환율은 1040원 언저리에 머물며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현대차는 도요타, 닛산 등 일본 브랜드들이 엔저를 등에 업고 가격공세를 펼치면서 각국 시장에서 차곡차곡 늘려온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
정 부회장으로서는 엔저가 촉발한 위기를 타개하지 않는다면 현대차의 위상이 점차 하락할 수 있다는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엔저 대책으로 현지 생산을 확대하거나 환 헤지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분위기만 보면 엔저 피괴력이 예상보다 강하고 오래 지속돼 경영자로서는 위기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지생산을 늘리고, 환변동 위험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