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접종 후 사망 사례서 '혈전' 보고…"심근경색 등 다른 사인 확인"

AZ 접종 후 사망 사례 중 부검서 혈전 보고돼
호흡부전 이상반응 신고…심근경색, 폐렴 등 사인
전문가들, 혈전은 생활에서 쉽게 생기는 질환
백신으로 혈전이 생겼다고 판단하기 어려워
  • 등록 2021-03-17 오후 3:30:35

    수정 2021-03-17 오후 3:30:35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방역 당국이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후 사망한 사례와 관련, 부검에서 ‘혈전(혈액응고)’가 나타난 것에 대해 해당 사망자의 사망 원인은 혈전증이 아닌 급성 심근경색과 흡인성 폐렴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7일 국회 복지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현재 (혈전에 대한) 이상반응에 대한 보고는 없고 사망 사례 중 부검 소견이 보고된 것이 있어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 청장이 언급한 사망 사례는 지난 2월 26일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하고 3월 6일 사망한 60대 요양병원 입원 환자로, 예방접종피해조사반 회의에서 사망 원인과 백신과 인과관계가 없다고 잠정 판단한 바 있다.

다만, 현재 부검이 진행 중으로 피해조사반은 추후 부검 결과를 두고 다시 한 번 인과성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김중곤 서울의료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피해조사반 반장)는 “해당 환자는 장기간 기저질환을 앓았고, 다른 사망 원인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이 있어 예방접종보다는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특히 당국은 해당 사망자가 이상반응 신고 당시 혈전이 아닌 호흡부전으로 신고가 됐던 점도 고려하고 있다. 혈전이 백신 접종 이상반응으로 생기지 않았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혈액이 응고하는 혈전이 일상 생활에서도 발생하기 쉽고, 또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는 점을 들어 백신 접종이 혈전의 원인이라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혈전은 혈관 안에서 피가 굳어서 생기는 덩어리를 말하며 혈전증은 혈관 안에서 생긴 피 덩어리가 혈관을 막아서 생기는 질환이다. 혈전이 혈관을 막으면 주위 피부조직이 괴사하거나 장기가 기능을 못하게 해 심정지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혈전색전증은 이렇게 만들어진 혈전이 다른 곳으로 이동해 폐나 심장 등 주요 기관의 혈관을 막아 발생하는 병을 일컫는다.

특히 혈전은 장기간 움직이지 않거나 탈수 현상이 발생했을 때, 흡연이나 피임약과 같은 약물 복용 등이 원인이 돼 빈번하게 생긴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혈전은 특이한 질병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현상”이라며 “장기간 앉아 있거나 병상에 오래 누워 있는 경우 혈전이 잘 생길 수 있고 사우나 등으로 땀을 많이 내면 피의 점도가 높아져 혈전이 잘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또 흡연이나 약물 등에 따라 혈전이 더 잘 생긴다는 보고가 있다”며 “특히 나이가 들수록 혈전이 더 잘 생기기 때문에 소량의 아스피린을 꾸준히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혈전은 인구 10만명 당 100명 이상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80대에서는 인구 10만명 당 500명 이상 발생하기도 한다.

방역 당국은 혈전이 보고된 사망 사례와 백신과 연관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불안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유럽의약품청(EMA)의 18일 특별 회의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프랑스 등 접종을 중단한 국가 중 다수가 EMA의 결정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의 접종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 역시 EMA의 판단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접종에 대한 향후 입장과 계획을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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