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4일 국회 본회의에 불참한 채 본회의장 밖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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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며 9월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불참하는 등 첫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집권여당이 야당에게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이날 바른정당은 추 대표의 연설 도중 본회의장을 집단 퇴장하기도 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4일 추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여전한 책임 떠넘기기와 회피는 아쉽다”고 평가했다. 손 수석대변인은 “청와대와 여당의 무능에는 눈을 감은 채 대한민국의 위기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야당에만 떠넘기려는 태도에 우려를 표한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한지 4개월이 되고 있다. 남북 양측이 중단했던 전화선조차 잇지 못한 것이 야당만의 책임이라 할 수 있나”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취임과 동시에 ‘대화’를 주장했으면서도 전화선은 여전히 단절되어 있고, 북한의 도발은 도를 넘었으며 심지어 6차 핵실험까지 감행했다”면서 “이것이 현 정부의 무능을 여실히 보여주는 건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역시 추 대표의 대표연설에 대해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고 일침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김정은 정권은 어제 6차 핵실험을 통해 미증유의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근본적으로 짓밟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 대표는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면서 상생의 균형으로 바꿔나가자’고 했다”면서 “현재의 엄중한 상황과 심각한 괴리가 있는 연설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표연설 도중 추 대표의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는 발언이 나오자, 바른정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바른정당 의석 곳곳에서는 “어제 핵실험했다”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 “웃기지 말라”는 고성이 터져나왔고, 결국 추 대표 연설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항의의 표시로 본회의장을 집단 퇴장했다.
|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4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비판하며 소리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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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장 체포영장 발부 등에 반발하며 전면 보이콧을 선언한 한국당은 이날 아예 본회의에 불참했다. 대신 본회의장 앞에서 ‘문재인 정권 방송장악 시도 규탄’, ‘공영방송 장악음모 즉각 중단하라’, ‘대북구걸 중단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손혜원 민주당 의원이 한국당의 시위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려고 해 일부 한국당 의원이 이를 저지하면서 마찰을 빚었고,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이 한국당 의원을 향해 “이게 안보정당이 맞느냐”고 지적하면서 물리적 충돌 사태로 번질 뻔했다. 이날 한국당은 피켓시위를 마치자마자 대검찰청, 방송통신위원회에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