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중국 본토 주식이 4번의 도전 끝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됐다. 중국 증시의 국제화라는 상징적 의미 뿐 아니라 대규모 해외 자금이 유입되면서 중국 증시에 적잖은 호재가 될 전망이다.
中증시 접근성 개선…222개 종목 편입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기관인 MSCI는 20일(현지시간) 연례 시장분류심사 결과를 발표하며 중국 A주의 신흥시장지수 편입을 결정했다. 편입되는 종목은 222개이고 중국 A주는 MSCI 신흥시장지수의 약 0.73%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중국A주는 상하이와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내국인 거래 전용 주식이다. 외국인의 경우 일정 자격을 갖춘 기관 투자자만 참여할 수 있다. MSCI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와 함께 대표적인 지수다. MSCI를 벤치마크로 사용하는 글로벌 자금은 약 10조달러에 달한다. 이 중 MSCI 신흥시장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자금은 1조6000억달러 규모로 알려졌다. MSCI 지수에 편입돼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구조다. 실제 편입은 내년 5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중국 당국의 전방위적 노력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홍콩과 선전 증시의 교차거래를 시작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접근성을 지속적으로 풀었다. 레미 브리언드 MSCI 총괄이사는 “국제 투자자들이 중국A주의 접근성 개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면서 “MSCI 편입을 위한 모든 조건이 충족됐다”고 말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증감회는 장샤오쥔 대변인의 명의의 성명을 통해 “우리는 MSCI의 해당 결정을 환영한다”며 “중국 자본시장은 해외 투자자들을 향해 더 개방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MSCI “中증시에 20兆 자금 유입 가능”
하지만 MSCI 신흥시장지수에 편입되는 종목이 448개에서 222개로 축소되고 초기 A주 시가총액의 5%만 편입이 허용됨에 따라 기대한 자본유입 규모는 예상보다 적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행 인터내셔널과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지수 편입 비중 5% 기준에 의해 MSCI 지수를 따르는 ETF 단기자금 유입량이 100억 달러(11조4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MSCI 지수 편입으로 인한 자본유입의 속도가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주가 MSCI 신흥시장지수에 편입됐더라도 글로벌 펀드들의 자산 재조정이 실제 적용되는 것은 1년 뒤부터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편입은 내년부터 이뤄진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처우옌잉 베이징핀진자산 수석고문은 “이번 결정으로 유입되는 자금의 규모가 단기적으로 시장을 뒤흔들 수준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중국 자본시장이 질적 수준을 높이고 대외 개방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하나의 상징적 척도가 된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