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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트 로즈 보수당 상원 의원도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총리는 기업, 투자자, 유권자, 당내 동료의 신뢰를 받야야 한다”면서 “그녀는 누구에게도 신뢰를 받지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보수당 중진 크리스핀 블런트 의원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통해 “게임은 다 끝났고, 이제 문제는 어떻게 승계가 진행되느냐”라고 지적하며 트러스 총리의 퇴진을 기정사실화했다.
글로벌투자은행 에버코어의 앨리슨 칸와스 선임고문은 “이해할 수 없는 경제정책을 펴는 데다 권위가 부족한 트러스가 의회의 지지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역대 가장 짧은 기간 재임한 총리로 등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난 9월 3일 임명된 트러스 영국 총리는 지난달 430억 파운드(약 69조원)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했다. 영국 경제를 되살리겠다는 그의 의도와 달리 재정악화·물가 상승 우려에 국채 금리가 급등(국채 가격 하락)하고 달러 대비 영국 파운드화 환율은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국제시장에서는 트러스가 금융시장의 충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성급히 정책을 발표하는 악수를 뒀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헌트 장관은 증세 및 정부 재정지출 삭감을 예고하며 트러스 총리의 정책 ‘유턴’을 예고했다. 그는 지난 15일 BBC방송 등과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기대한 만큼 세금이 내려가지 않을 것이며, 일부 세금은 올라야 할 것이다. 모든 정부 부처에 (재정지출이 늘어나지 않도록) 추가적인 효율성 절감 방안을 찾도록 요청할 것”이라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트러스 총리의 경제 정책을 뒤집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하지만 ‘레임덕’ 상태가 된 트러스가 시장의 신뢰를 다시 받을지는 의문이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날 영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4%에서 -1%로 하향 조정했다. 채권펀드 매니저 제임스 아티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트러스의 오락가락 행보로 영국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면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