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잡는데 왜 과천이 고통받아야 하나" 김종천 시장 반발 (전문)

  • 등록 2020-08-04 오후 3:14:35

    수정 2020-08-04 오후 3:23:2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정부가 4일 수도권 주택공급방안의 하나로 정부과천청사 주변에 정부가 보유한 유휴부지를 주택단지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하자 과천시가 반발하고 나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가 공공 재건축 제도를 도입하고,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등 신규 부지 발굴 및 확장을 통해 수도권에 총 12만2000가구의 주택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태릉골프장 외 정부과천청사 주변 유휴부지에도 4000가구의 주택을 지어 최대한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이처럼 발표하자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를 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하려고 구상하던 과천시는 즉각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기도 한 김종천 과천시장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는 광장으로서 과천시민이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며 “4000여 호의 대규모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과천시민과 과천시에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에서 정부과천청사와 청사 유휴부지 제외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부과천청사 맞은편의 유휴부지는 정부 소유의 땅으로, 8만9000㎡ 부지가 공원, 운동장,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김 시장은 “정부과천청사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발상은 과천시의 도시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계획되는 것이 아니라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과천을 주택공급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것”이라며 “개발해서는 안 되는 곳을 개발하는 ‘난개발’”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부지는 한국형 뉴딜 정책의 핵심인 AI·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다.

정부가 4일 수도권 주택공급방안의 하나로 정부과천청사 주변에 정부가 보유한 유휴부지를 주택단지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하자, 김종천 과천시장은 긴급 브리핑을 열고 “과천시민이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 청사 유휴부지에 4000호의 대규모 공동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시민과 시에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주는 일”이라며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에서 정부과천청사와 청사 유휴부지를 제외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김 시장은 또 “정부가 부동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알고 있고, 저도 부동산 문제가 잘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부과천청사에 아파트를 짓겠다는 생각은 정말 과천시와 과천시민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식의 정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특히 절차적 정당성을 중하게 생각하는 현 정부가 시민의 생활 환경과 과천의 미래에 대해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에 관해 과천시와 사전에 아무런 협의 없이 발표 전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식으로 이번 정책을 결정한 것은 정말 실망스럽고 분노를 금할 수 없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과천시는 지난해 11월 정부과천청사 부지와 유휴부지에 시의 성장동력 사업을 위한 기관·연구소 등이 입주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과 해당 부지 관리권을 시에 위임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다음은 김종천 과천시장의 성명서 전문이다.

○ 안녕하십니까! 과천시장 김종천입니다.

○ 과천시는 정부가 부동산 문제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습니다.

○ 현재 과천시에는 과천지식정보타운, 과천 공공주택지구, 과천주암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에 총 21,275호의 공동주택 조성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 오늘(‘20. 8. 4.) 정부의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발표에 포함된 정부과천청사 부지와 청사 유휴지 내의 공공주택 공급계획이 과천시와 사전 협의 한번 없이 일방적으로 급작스럽게 발표된 것에 대해 저와 과천시민은 깊은 우려와 실망을 금할 수 없습니다.

○ 과천시는 정부청사가 들어오면서 만들어진 행정도시였으나 행정부가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과천에 대한 보완 대책이 전혀 만들어지지 않아 상실감이 컸습니다.

○ 중앙정부는 2012년 정부청사이전 이후 과천시에 보상이나 자족 기능 확보를 위한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 지역공동화 방지 및 상권 활성화를 위해 과천시에서 지속 건의한 과천지원특별법 제정, 청사 유휴지 개발 등을 외면하고, 묵살해왔습니다.

○ 그런데 이 곳에 과천의 미래를 위한 사업이 아니라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은 과천시와 과천시민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것입니다.

○ 대통령님께서는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방지, 도시 주변 자연환경 보전, 도시민의 건전한 생활환경 확보를 위해 개발제한구역을 보전하기로 하였습니다. 정부과천청사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이러한 대통령님의 정책적 고려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과천시민의 생활환경 보호라는 측면에서 최악의 청사개발 방안입니다.

○ 정부과천청사 유휴지는 광장으로서 과천시민이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입니다.

○ 정부과천청사 부지 및 청사 유휴지에 또다시 4,000여 호의 대규모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과천시민과 과천시에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주는 것입니다.

○ 이에 저와 과천시민은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에서 정부과천청사부지 및 청사 유휴지를 제외하여줄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 정부과천청사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발상은 과천시의 도시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계획되는 것이 아니라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과천을 주택공급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것입니다.

○ 이러한 정부 대책에 대해 과천시민이 극렬히 반대할 것은 명약관화하고, 그럴 경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무리한 것으로 비쳐져 정부에 대한 신뢰가 오히려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 정부에 촉구합니다!

○ 집을 지어서는 안되는 곳에 집을 짓고, 개발해서는 안 되는 곳을 개발하는 것이 난개발이라면, 정부과천청사 부지에 주택을 지어 공급하겠다는 것이야말로 난개발입니다.

○ 정부과천청사는 국가의 주요 국책사업을 위해 중요하게 쓰여야 합니다.

○ 따라서, 정부과천청사 부지 및 청사 유휴지의 공공주택 건설 계획을 철회하고, 우리나라의 균형발전과 함께 과천시가 지속 가능한 미래성장형 자족도시로 발전하도록 한국형 뉴딜 정책의 핵심인 AI 바이오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합니다.

○ 정부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집값 폭등 문제를 결코 과천시민의 희생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정부과천청사 부지 및 청사 유휴지는 미래 세대를 위한 자원으로 쓰이도록 과천시민의 뜻을 담아 강력히 요청하면서 향후 오늘 발표된 정부과천청사 주택공급 계획이 철회되도록 시민과 함께 행동을 같이 해 나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20. 8. 4.

과천시장 김 종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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