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보다 지지'…행동주의 투자에 부는 변화의 바람

변화중인 기업에 투자해 기업전략 지지
아예 간섭 안 하기도…일부 투자자는 '불만'
  • 등록 2015-11-25 오후 3:07:46

    수정 2015-11-25 오후 4:39:12

△행동주의 투자자 서드포인트의 대니얼 로엡, 퍼싱스퀘어의 윌리엄 애크먼, 칼 아이칸(왼쪽부터)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매섭게 구조조정을 요구하거나 지배구조 개편을 주장하던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변하고 있다. 기업에 맞서는 것이 아니라 기업편에 서서 사업을 적극 지원하거나 아예 간섭하지 않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투자한 기업은 제조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 식품업체 몬델레즈 인터내셔널, 영화제작사 21세기폭스 등 이미 기업분할이나 비용절감을 통해 체질개선 중인 곳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업 경영계획에 맞서기보다 지지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을 노리고 변화를 요구하는 게 보통이지만 최근에는 투자를 통해 기업들이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는 신호를 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가 이끄는 트라이언펀드매니지먼트는 GE가 금융부문을 정리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25억달러(약 2조8600억원)를 투자했다. 이 업체는 변화를 요구하기 보다는 핵심 사업에 주력하는 GE의 기존 경영방침을 지지했다. 대기업 지분을 확보한 뒤 기업분할을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한 펀드였던 만큼 이같은 반응은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변호사 출신 폴 싱어가 이끄는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지난 23일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 지분 6.4% 확보 사실을 공개하면서 알코아가 추진 중인 기업분할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행동주의 투자자로 유명한 윌리엄 애크먼의 퍼싱 스퀘어 캐피탈 매니지먼트가 지난 8월 ‘오레오’ 과자로 유명한 몬델레즈에 55억달러를 투자했을 때, 이 업체는 이미 크래프트로부터 분리한 상태였다. 애크먼은 투자후 비용절감과 회사 매각을 제안했지만 이미 몬델레즈는 앞서 투자한 행동주의 펀드 트라이언의 요구로 비용절감을 상당부분 달성했다.

밸류액트 같은 일부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목표로 삼은 기업에 크게 간섭하지 않는다. 밸류액트가 21세기 폭스사 지분을 상당규모 매입한 작년 8월에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수익이 나지 않는 신문과 출판 자산을 이미 분사한 이후였다. 밸류액트는 회사에 어떤 공식적 요구도 하지 않았다.

변화 요구하지 않는 행동주의 철학 퇴색

행동주의자들은 종종 전통적인 헤지펀드 투자자처럼 수동적인 투자에 머물기도 한다. 그러나 경영에 크게 간섭할 생각이 없는 기업에 대규모 투자하는 경우는 드물다. 퍼싱 스퀘어는 투자 역사상 몬델레즈에 대한 투자가 가장 컸고 트라이언의 경우 GE 투자가 최대였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최근 온건한 자세를 보이는 것은 투자할 돈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기도 하다. 헤지펀드 정보업체 HFR에 따르면 트라이언이나 퍼싱스퀘어, 밸류액트 등이 운용하는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1300억달러 정도로 2012년 말에 비해 두 배 늘었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보통 10개 미만의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는 경향이 있는데, 넘치는 자금을 쏟아부을 대기업 중에서 변화를 요구할 여지가 있는 기업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

일각에서는 행동주의 펀드 매니저들이 기업에 변화를 요구하지 않는다면 운용 수수료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헤지펀드는 보통 투자금액의 2%와 수익의 20%를 수수료로 받는다.

온건한 대응 때문인지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썩 높지는 않다. HFR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 지수는 10월까지 1.3% 올랐다. 헤지펀드가 소폭 손실을 본 것보다는 선방했지만 S&P500지수가 3% 오른 것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올해가 행동주의 투자자들에게 2011년 이후 최악의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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