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대통령제]연정 대안될까…전문가 75% "부정적"

"대통령 권력 내려놔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일부 긍정론도…"정당간 정책 공조, 얼마든지 가능"
  • 등록 2015-08-10 오후 7:00:30

    수정 2015-08-11 오전 8:14:19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연합정치(연정)는 현실적으로 개헌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독점적인 권력구조의 폐해를 타파할 수 있는 정치실험으로 꼽힌다. 여야간 고질적인 갈등을 줄여 정치비용을 낮추자는 것이다.

연정은 굳이 법을 바꾸지 않아도 된다. ‘권력자’의 의지에 따른 선순환 구조 구축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특히 최근 남경필 경지도지사가 경기도 연정을 하고 있어 특히 주목받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의 반응은 냉정했다. 대통령의 공약 파기가 일상화된 마당에 선의만 믿을 수는 없다는 지적이 다수였다.

10일 이데일리가 대학교수, 연구기관 대표, 여론조사업체 대표 등 정치 전문가 20명에게 ‘법 개정을 하지 않고도 연정이 현 권력구조의 대안이 될 수 있느냐’고 묻자, 15명(75%)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통령이 되기 전 약속은 하나마나한 것”이라는 게 이 교수의 생각이다. 김욱 배재대 정치학과 교수는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어렵다고 본다”면서 “헌법을 포함한 대폭적인 법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도 “공약과 정책에 기반한 연정 등을 위해서는 권한이 집중된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 스스로 권한을 내려놓아야 한다”면서도 “법적 근거가 없으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역시 “대통령제에서는 연정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실제 연정의 어려움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지난 15대 대선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총리간 ‘DJP 연합’은 일종의 연정 실험이었지만 각 진영간 이해관계 탓에 지속되지 못했다.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정 제의도 아무런 소득없이 흐지부지됐다.

그렇다고 긍정론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20명 중 5명(25%)은 연정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봤다.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우리나라 헌법상 할 수 있는 여지가 넓다”면서 “(권력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이 있는데 제도 탓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외과 교수 역시 “연정은 기본적으로 대통령제가 아닌 내각제의 특성이지만 정당간 정책공조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면서 “대통령의 의지만 확고하면 당장 가능하다”고 했고,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은 “연정이나 책임총리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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