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의대'가려고 카이스트 학생 189명 자퇴"[2024국감]

국회 과방위, 출연연 국정감사
"이공계 청년의 가장 큰 애로는 주거, 취업인데.."
과학기술 인재성장 발전 전략에 이런 고민 안 담겨
  • 등록 2024-10-17 오후 5:23:34

    수정 2024-10-17 오후 5:23:34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17일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과학기술계 인재들이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인력 유출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과방위 국감에서 “과학기술계 학생들이 의대로 떠나고 연구자들은 고통받으며 국가 미래의 대동맥이 완전히 끊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황 의원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과학 분야 노벨상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과학기술계가 처한 현실이 어떠하냐”며 이같이 말했다.

17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강당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황 의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의대 진학 사유로 카이스트를 자퇴한 학생이 189명이나 된다. 황 의원은 “올해는 의대 증원과 맞물려서 학생 유출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느냐”며 “이공계 인재들이 그동안 투자해 온 시간과 꿈을 포기하면서까지 돌아서는 근본적인 원인은 이공계에선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절망스러운 현실 때문이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4대 과학기술원과 포스텍 등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의 대표자 연석회의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으로 인해 임금 삭감에 피해를 입었다는 학생들의 비중이 75.3%에 달하고 연구가 축소됐다는 응답 비중도 6%에 이른다”고 짚었다. 이어 “연구 재료비 부족으로 실험 진행이 불가해 가정 소득까지 불안정해지고 연구 활동이 위축된다”며 “연구 중단 사례가 끊임 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년 이공계 연구자들의 생계 유지가 힘들다는 지적도 나왔다. 황 의원은 “개인 회생 제도의 최저 생계비가 134만원인데 파산해서 회생하는 사람들도 다 130만원은 있어야 기본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지금 한국형 스타이벤드 제도는 박사급이 110만원, 석사급이 80만원 정도”라며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금액으로 어떻게 청년 연구자들이 안심하고 연구에 집중하라고 말할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황 의원은 “현장에서 만난 이공계 청년들의 가장 큰 애로는 주거와 취업 문제인데 이번에 발표한 과학기술 인재 성장 발전 전략에는 이러한 종합 대책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교육, 연구, 취업, 주거 등 청년 연구자들을 지원하는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범부처 태스크포스(TF)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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