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뻘깃뻘깃’…한우 맛 없어서 안 먹었다” 탈북민 발언 화제

난생 처음 한우·삼겹살 먹은 탈북민 반응 눈길
“맛이 비릿했다…가족들 다 안 먹겠다고 해”
“삼겹살은 무진장 먹어…국정원서 놀랐을 것”
“한민족은 배고픈 민족…지금처럼 잘 살았던 때가 없다”
  • 등록 2024-09-03 오후 6:52:06

    수정 2024-09-03 오후 6:53:01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남한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이 난생 처음 한우와 삼겹살을 먹었던 경험을 소개해 화제다.

사진=탈북민 김영철 씨 유튜브 채널 캡처
3일 탈북민 김영철(55)씨 유튜브 채널에 따르면 그는 최근 “하나원 입소를 앞두고 난생 처음 한우와 삼겹살을 먹은 적이 있다”며 남한에서 처음 고기를 맛본 때를 떠올렸다.

황해남도 해주에서 도소매 장사를 하던 김 씨는 42살이던 2011년 가족 9명과 쪽배를 타고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탈출했다. 14년째 남한 생활 중인 그는 현재 경기 김포에서 사업체를 운영 중이다.

김 씨는 “북한에는 숯이 없고 전기도 잘 들어오지 않으니 고기를 구워도 부뚜막 연탄불에 구웠다. 그런데 북한에서 남한 방송을 보니 숯불고기를 먹더라”라고 밝혔다.

그는 “탈북 후 90일간 조사를 받았다. 그러다 하나원 입소를 앞두고 국정원 관계자들이 고깃집엘 데려가서 그때 숯불고기를 처음 먹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이 김 씨를 데려간 곳은 출입구에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세워져 있는 전통 가옥 스타일의 식당이었다고 한다. 김 씨는 “유명한 한우집이라며 국정원 선생님들이 한우를 구워주는데 피가 ‘뻘깃뻘깃’ 하더라. 그런데 그게 다 익은 거라며 빨리 먹으라더라. 소고기는 더 구우면 질겨진다면서”라고 전했다.

그런데 김 씨는 “한우를 먹었는데 맛이 이상하더라 비릿하고. 우리 다 맛없어서 안 먹겠다고 했다”라며 한우를 처음 맛 본 소감을 전했다. 그는 “국정원 선생님들이 본인들도 잘 먹지 못하는 고급 한우라며 재차 권했지만, 맛없어서 먹을 수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다음 날 국정원 관계자들은 김 씨 일행을 데리고 이번엔 돼지고기집을 찾았다고 한다. 김 씨는 “그때 삼겹살을 처음 봤다. 분명 돼지고기인데 그런 부위는 처음 봤다. 설명해줘도 모르겠더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겹살은 무진장 먹었다”며 “아마 국정원 선생님들도 놀랐을 것이다. 한우는 안 먹는데”라고 전했다.

김 씨는 이후 6개월 간 돼지고기만 먹었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한민족은 배고픈 민족이었다. 한반도에 지금처럼 잘 살았던 때가 없다”라며 남한에 데려온 자녀들에게도 ‘로또 사지 마라. (이미 행운을 잡아서)절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에 10년 이상 거주한 탈북민의 비율이 70%를 넘어서면서 탈북민 지원 정책도 이같은 환경 변화를 반영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달 30일 발간한 ‘북한경제리뷰’ 8월호를 보면 김영수 북한연구소 소장은 ‘북한이탈주민 지원정책: 현안진단과 개선 방향’에서 “최근 입국하는 (탈북민) 숫자가 급격하게 줄면서 10년 이상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비율이 72.0%에 달하며 5년 미만 거주자는 8.1%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 입국 탈북민은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3년~2011년 연간 2000~3000명 수준이었으나 이후 연간 평균 1300명대로 감소했다.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2021년에는 63명, 2022년 67명, 2023년 197명, 2024년 6월 말 현재 105명을 기록하고 있다.

김 소장은 “이 숫자는 정착 연한 10년 이상 탈북민이 지원 정책의 주 대상이란 점을 단적으로 나타낸다”며 “갓 정착시키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오래 정착한 사람들이 안고 있는 정착의 문제를 풀어내는 새로운 과제가 등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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