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합의문에 서명까지 한 트위터 인수는 머스크 본인이 ‘가짜계정’을 문제 삼으면서 안팎의 비난에 직면했고, 잘 나가던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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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서방 언론은 18일(현지시간) 머스크가 최근 제기한 가짜계정 문제가 새로운 이슈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머스크가 ‘스팸봇’이라고 표현하는 가짜계정을 문제로 트위터 인수를 철회하거나 인수 가격을 깎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들 매체는 우선 가짜 계정은 트위터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FT는 “머스크가 트위터의 사용자 수가 정확한 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합당해 보이지만, 해묵은 토론을 시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봇(bot)’은 특정 업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사이버 보완회사인 임페르바의 추산에 따르면 모든 웹사이트 트래픽의 40% 정도는 봇에서 나온다. SNS는 속보를 전달할 때 봇을 활용하기도 한다. 때로는 언어 사용이 서툴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게시물에 같은 피드를 반복하는 사람의 계정이 봇으로 취급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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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가짜계정을 문제 삼아 트위터 인수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지 매체들 사이에서도 인수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이 문제를 제기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머스크는 가짜계정을 문제 삼으며 인수가격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위터측은 계약대로 갈 것이라는 입장을 확인하며 대치 중이다. 트위터 이사회는 양측간 합의가 여전히 유효하며 주주들에게 최선의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와 트위터 이사회는 지난달 25일 주당 54.20달러, 총 440억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사회는 지난 17일 증권당국에 제출한 서류에서 “(기존 합의안대로) 거래를 성사시켜 합병 합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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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의 주가도 올해 고점 대비 40%가량 떨어졌다. 지난 1월3일 1200달러(1199.78달러)에 육박했던 주가는 전날 709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넉달새 40.8% 급락한 것이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은)가 본격적인 긴축에 나서면서 성장주들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테슬라의 부진은 두드러진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트위터 인수 거래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높이는 가운데, 공급망 추가 악화를 비롯한 경영상의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지수에서 제외됐단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 주가지수 제공업체 스탠더드앤푸어스(S&P) 다우존스는 지난 2일부터 S&P500 ESG 지수에서 테슬라를 제외했다고 이날 밝혔다. S&P는 테슬라가 ESG 지수에서 제외된 이유로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의 열악한 근로 환경과 인종차별 △저탄소 전략 부족 △경영 행동 규범 부재 등을 언급했다.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가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에 일조하고 있지만 경영상에서는 ESG와 거리가 먼 부분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테슬라는 연준의 긴축이 경기 침체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압박하는 가운데 ESG 지수 제외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6.8% 급락하며 이날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의 주가 하락으로 올해 처음으로 세계 최대 부호에 오른 머스크의 자산이 올해 들어 604억달러(약 77조 3000억원) 줄어든 2099억달러(약 268조 6000억원)로 집계된다고 전했다. 그의 자산이 대부분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주식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