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VR·AR 엑스포 2019’ 현장에서 만난 대학생 이모(22)씨는 모 VR(가상현실)게임 업체의 시연 부스 앞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맞는 말이었다. 엑스포 전체를 둘러봐도 ‘보는 것’만으로 재미있어 보이는 VR게임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격투기 경기장처럼 생긴 사각의 철창 공간 안에서 4명의 남녀가 총기 컨트롤러를 들고 앉았다 일어섰다, 또는 몸을 비틀며 VR FPS(1인칭슈팅)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전까지 봐왔던 여타 VR게임과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지나가려는 찰나 경기장 위에 자리한 모니터가 눈에 띄었다. 유심히 다시 보니 5개의 모니터는 탑뷰(Top View)시점의 중앙모니터를 기점으로 각각의 모니터가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을 오가며 4명의 게임 속에 들어간 이용자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오버워치나 서든어택 같은 FPS게임의 e스포츠 대회장에서 캐릭터가 대전하는 게임 화면을 보듯이, VR기기를 쓰고 있는 이용자들이 게임 속 화면에 들어가 대결하는 모습을 밖에 있는 관람객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송출되는 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무대는 3D 가상 카메라와 크로마키를 이용한 MR 영상 송출 기능을 갖춰 이용자뿐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몰입감을 극대화한 경험을 제공한다. 20분 넘게 긴 줄을 기다리면서도 이 중계화면을 보고 있으니 지루할 틈이 없었다.
직접 시연해 본 게임은 ‘인피니트 파이어: 아레나’라는 슈팅게임이다. 화려한 그래픽 효과를 바탕으로 지형지물을 이용한 대전을 펼치는 것이 꽤 긴장감을 유발했고 총기 발사를 통한 타격감도 우수했다. 그야말로 나 자체가 오버워치 속 캐릭터 자체가 된 느낌이다.
리얼리티매직은 실제 지난 2월 슈퍼퐁2와 인피니트 파이어 2개 종목으로 전국 단위의 e스포츠 대회를 개최했다고 한다. 총 64개팀이 참전한 가운데 서울 신림동 매장에서 열린 결선까지 1년 동안 매월 각 지역 VR매장에서 예선을 펼쳤다.
다음 달 1일에는 강남대, 건양대, 경희대, 명지대, 대진대, 숙명여대, 총 6개 대학 학생 24명이 참전하는 ‘매직 아레나 대학교 대항전’을 개최한다. 앞서 2개 종목에 스페셜포스까지 총 3개 종목으로 2대2 토너먼트 형식으로 대회는 진행될 예정이다.
김성균 리얼리티매직 대표는 “e스포츠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우선 게이머끼리의 대결 구도가 형성돼야 한다는 전제와 함께 보는 관객도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매직 아레나는 기존 VR게임의 한계를 뛰어넘는 진정한 VR e스포츠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앞으로 다양한 대회 주최와 방송 협업을 통해 VR e스포츠의 장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