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30여종 동시 폭락.."차익실현 vs 하락장 본격"

두 자릿수 하락률
  • 등록 2017-12-22 오후 7:23:11

    수정 2017-12-22 오후 7:23:11

(출처: 업비트)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고공행진하던 가상화폐 30여종이 일제히 폭락하고 있다. 두자릿수 하락률을 보이는 등 하락폭도 크다. 가상화폐 종류를 가리지 않고 한꺼번에 폭락한 것은 가상화폐 거래가 활성화된 이후엔 처음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차익실현일 것이란 분석과 함께 하락장이 본격화되는 것이란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22일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경 비트코인은 1코인당 하루 전보다 14% 가량 하락한 19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리플은 12% 하락한 1400원에 에이다는 17% 가량 떨어진 559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캐시와 퀀텀은 20%대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과 스텔라루멘은 각각 16%, 14%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그동안 가격이 많이 올랐던 만큼 국내 가상화폐 하락폭이 가장 큰 상황이다.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함에 따라 거래량도 평상시보다 10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가상화폐 시장의 거래액은 약 7조원 정도다.

급등하던 가상화폐가 이날 들어 폭락에 가까운 하락세를 보이면서 그 원인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그동안 폭등했던 만큼 대규모 차익실현이 나온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시가총액 기준 5개 가상화폐로 꼽히는 ‘라이트코인’의 창시자인 찰리 리가 보유한 코인을 전부 매도하면서 주요 가상화폐에 대한 버블 논란을 증폭시켰단 분석이다. 가상화폐 개발자 스스로 버블을 인정한 꼴이란 것. 크리스마스 등 휴일을 앞두고 현금화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탓에 차익실현이 나타났단 분석도 나온다.

다만 하락장의 시작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외환거래 전문업체 오안다그룹의 아시아태평양 거래 부문장은 블룸버그를 통해 “투자자들은 현실을 인식하는 중”이라며 “문제의 핵심은 제한된 공급에서 광적인 매수세가 순진한 투자자들을 고점에 남겨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타카시 히로키 모넥스 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의 움직임은 도박과 유사해 논리적인 설명이 불가능하다”며 “주식이나 채권과 달리 비트코인은 기대 수익률을 계산할 수 없고 이를 산다는 건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고 비판했다.

좀 더 신중하게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단 의견도 나온다. ETX캐피털의 네일 윌슨 수석시장분석가는 영국 가디언을 통해 “마침내 거품이 터졌다”며 “그러나 가상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금방 제자리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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