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자본은 왜 유럽축구팀에 눈독들이나

중국서 인기 고공행진‥남는 장사라 판단
시진핑 각별한 애정‥정치적 계산도 고려
  • 등록 2015-12-02 오후 3:12:41

    수정 2015-12-02 오후 3:14:12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중국 미디어캐피탈(CMC)과 씨틱캐피탈홀딩스가 1일(현지시간) 공동으로 영국의 씨티풋볼그룹(CFG) 지분 13%를 사들였다. 인수금액만 4억달러(약 4660억원) 규모다. CFG는 영국 축구 프리미어리그 1위를 달리는 맨체스터시티(맨시티)의 모회사다. 2008년 아부다비 왕족인 만수르가 2008년 인수한 뒤, 매년 영국리그의 상위권을 노리는 인기팀이다.

CFG 의 시가총액은 30억달러 규모로, 맨체스터시를 연고로 한 라이벌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비슷한 규모다.

리루이강 CMC 회장은 “축구는 중국에서 중요한 발전단계 있는 대단히 흥미로운 스포츠”라며 “중국이 세계 축구계에 공헌할 수 있
지난 10월 말 영국 맨체스터시티(맨시티) 연습구장을 방문한 시 주석이 데이비드 캐머런(오른쪽) 영국 총리와 맨시티의 공격수 세르히오 아궤로 선수와 셀피를 찍었다. 출처:AP
는 무대를 얻게 될 것”이라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 기업은 최근 들어 유럽 축구단 쇼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완구업체 라스타그룹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에스파뇰 지분 56%를 인수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 그룹인 다롄완다도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지분 20%를 5200만달러에 사들여 대주주가 됐다.

중국에서 유럽 축구, 특히 프리미어리그의 팬층이 두텁다. 유럽축구 경기와 관련된 콘텐츠를 통해 고객을 끌어들이면 해볼만한 장사다. 중국의 인터넷 포털 기업 ‘텐센트’가 올해 초 5억달러를 들여 미국프로농구(NBA) 독점중계권을 확보하며 스포츠 시장에 발을 넓힌 것도 비슷한 이유다.

정치적인 계산도 고려했을 가능성이 크다. 축구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다.

시 주석은 올해 ‘중국 축구개혁 종합방안’을 만들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인이 즐기는 축구에서 중국의 위상을 드높여 중국의 국력을 과시하겠다는 의도에서다. 기업인들도 시 주석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다.

자국 선수나 클럽을 육성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투자한 만큼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유럽 인기구단은 이런 고민을 한방에 털어낼 수 있다. 축구 강국 이미지를 심기에 도움이 되고, 워낙 인기가 높으니 대·내외적 관심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CMC가 이번에 인수한 맨시티는 지난 10월 말 시 주석이 직접 방문한 구단이기도 하다. CMC는 최근 중국 프로축구리그인 슈퍼리그와 대형 TV 중계권료 계약을 맺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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