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에너지기업 쉘(Shell)은 4일(현지시간)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71% 감소한 48억달러(5조4000억원가량)로 20여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매·트레이딩 분야에서 이익을 냈지만 원유·가스 생산이 줄고 정제마진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보다 앞선 BP와 엑손모빌 역시 각각 57억달러, 224억달러 규모의 적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BP가 적자를 낸 건 10년 만이었고, 엑손모빌의 손실 규모는 사상 최대치였다. 주요 정유사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셰브론(Chevron)도 연간 손실이 55억달러에 달했다. 이들 모두 손실 규모가 ‘역대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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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유 가격이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재고자산 평가손실도 커졌다. 원유를 석유제품으로 정제해 판매하는 정유사에 중요한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도 0을 밑돌았다.
불황 터널을 지나는 세계 정유업계는 올해 투자 규모를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예산을 종전 대비 25% 깎은 엑손모빌은 2023년까지 연간 30억달러 규모의 지출을 추가적으로 줄일 예정이다. BP의 자본지출 규모는 올해 130억달러로 크게 줄였던 지난해 120억달러 수준을 유지할 예정이다. 이들을 포함한 주요 석유개발(E&P) 기업 53곳의 투자 예산은 1050억달러로 전년 대비 3% 줄어들 것이라고 업계는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