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 민투심 넘은 '서부선'…착공까지 남은 과제는

컨소시엄 70% 탈퇴 상황서 민투심부터 상정
기재부 "민간투자 활성화" 사업비 '4%' 증액
관건, 대체 건설사 모집…실적 필요 업체 관심 가능성
"총사업비 변경 가능, 실시협약 무난 진행"
  • 등록 2024-12-18 오후 4:17:21

    수정 2024-12-18 오후 9:57:47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서울 서부지역의 숙원인 서부선 경전철이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민투심)을 넘으며 사업추진 16년 만에 착공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서울시는 착공 목표를 2026년으로 잡았다. 다만 상당수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탈퇴한 상태라 실제 실시협약까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18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기재부는 12일 서부선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안)을 심의·의결했다. 2008년 제1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한 지 무려 16년 만에 일이다.

서부선은 서울 은평구 새절역부터 관악구 서울대입구까지 15.6㎞를 연결하는 경전철 사업으로 1, 2, 6, 7, 9호선에서 환승이 가능하고 여의도 업무지구를 지나는 등 기대효과가 크다. 특히 창릉 신도시 핵심 교통망인 고양은평선과도 연결될 예정이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착공까지는 가시밭길이라는 목소리다. 통상 민투심 상정은 지자체와 건설투자자(CI) 등 협의가 완료한 상태로 오른다. 다만 서부선은 건설사를 다 구하지 않은 상태에서 협약(안)부터 의결한 상태다. 다시 말해 총 사업비만 확정한 상태로, 이제부터 건설사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두산건설이 주도하고 있는 컨소시엄의 70%가 사업에서 손을 뗀 상태다. 가장 큰 이유는 사업성 부족이다.

이 때문에 기재부는 지난 10월 마련한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에 따라 서부선 총 사업비를 기존 1조 5141억원에서 642억원(4.24%)이 늘어난 1조 5783억원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급격히 오른 물가를 반영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반응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내년 실제 실시협약을 바라지만 최악의 경우 위례신사선처럼 시간만 흐를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다만 건설업계 불황 속 안정적(공공)인 실적(매출)이 필요한 건설사들이 손을 잡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서울시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실시설계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총사업비는 변경될 수 있다”면서 “현재 상태로서는 일단 실시협약까지는 무난하게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이후 두산건설 측에서 대체 건설사를 구해 실시협약을 맺게 되면, 이후 설계에는 1년에서 1년 반이 추가로 소요될 예정이다. 현재 서부선 설계 자체가 2021년 사업자가 제안한 제안서를 토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간 변경된 환경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후 착공보고서를 제출하면 실제 공사가 진행된다.

문성호 서울시의원(국민의힘)은 “서부선 사업에 대해 두산건설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면서도 “민투심 의결을 통해 서울시의 사업 추진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들어올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민투심은 GS건설이 손을 뗀 위례신사선 민자투자사업에 대해 지정취소(안)을 심의·의결했다. 서울시는 위례신사선을 재정 사업으로 재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재부 예비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야 해 당초 개통 목표였던 2028년에서 상당 기간 사업이 지연될 전망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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