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측성 안면경련’은 얼굴의 운동을 담당하는 7번 뇌신경인 ‘안면신경’이 뇌혈관에 의해 압박받아, 맥박 등 혈관의 움직임이 안면신경을 자극하면서 의지와 무관하게 한쪽 얼굴에 경련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시도 때도 없이 눈꺼풀과 광대뼈 근육, 심할 경우 입꼬리까지 떨리는 증상을 보인다.
한 번 발생한 반측성 안면경련은 자연적으로 치유되기 어려우며, 시간이 경과할 시 증상이 심해지고 발생 횟수도 증가한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지 않으면 경련이 악화돼 눈을 뜨기가 점점 힘들어지며 시력 저하가 생기거나, 얼굴이 만성적으로 심하게 일그러지는 증상이 나타나면서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의 위험에 노출된다.
이를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이 되는 뇌혈관을 찾아 안면신경에 가하는 압력을 줄이고(감압) 둘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미세감압술’을 받아야 한다. 미세감압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수술 중 안면 근육들에 침을 꽂아 원인혈관과 안면신경 사이의 비정상적 전기신호가 사라졌는지 확인하는 검사법이 사용된다. 보편적으로 쓰이는 검사 방식이지만, 수술 중에 시행하기 때문에 수술 환경이나 마취약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수술 중 비정상 전기신호가 사라졌어도 약 5~10%의 환자에서 증상이 재발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이 제안한 검사법의 정확도를 검증한 결과, 두 번의 검사 모두에서 전기신호가 사라진 환자에서 약 98% 수준의 완치율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한 가지 검사만을 시행했을 때보다 크게 높은 예측력을 보였다.
한정호 교수는 “기존 검사법에 추적 검사 결과를 조합함으로써 완치율을 보다 정확히 예측하고, 증상이 재발할 시 검사 결과들을 바탕으로 환자별로 재수술이 필요한지를 객관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본 연구를 통해 제시한 검사법의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신경외과학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Journal of Neurosurger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