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측성 안면경련 수술 완치 여부 예측하는 전기생리학적 검사법 제안

수술 중ㆍ수술 후 두 차례 추적 검사하는 방식으로 98% 수준 완치 예측
뇌혈관이 안면신경 압박해 한 쪽 얼굴이 떨리는 ‘반측성 안면경련’, 중증 시 대인기피증ㆍ우울증 위험
  • 등록 2021-10-14 오후 4:26:28

    수정 2021-10-14 오후 4:26:28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지소영ㆍ한정호 교수팀이 반측성 안면경련의 대표적 치료법인 미세감압술의 완치율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는 전기생리학적 검사법을 제안하고 그 우수성을 입증했다.

‘반측성 안면경련’은 얼굴의 운동을 담당하는 7번 뇌신경인 ‘안면신경’이 뇌혈관에 의해 압박받아, 맥박 등 혈관의 움직임이 안면신경을 자극하면서 의지와 무관하게 한쪽 얼굴에 경련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시도 때도 없이 눈꺼풀과 광대뼈 근육, 심할 경우 입꼬리까지 떨리는 증상을 보인다.

한 번 발생한 반측성 안면경련은 자연적으로 치유되기 어려우며, 시간이 경과할 시 증상이 심해지고 발생 횟수도 증가한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지 않으면 경련이 악화돼 눈을 뜨기가 점점 힘들어지며 시력 저하가 생기거나, 얼굴이 만성적으로 심하게 일그러지는 증상이 나타나면서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의 위험에 노출된다.

이를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이 되는 뇌혈관을 찾아 안면신경에 가하는 압력을 줄이고(감압) 둘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미세감압술’을 받아야 한다. 미세감압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수술 중 안면 근육들에 침을 꽂아 원인혈관과 안면신경 사이의 비정상적 전기신호가 사라졌는지 확인하는 검사법이 사용된다. 보편적으로 쓰이는 검사 방식이지만, 수술 중에 시행하기 때문에 수술 환경이나 마취약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수술 중 비정상 전기신호가 사라졌어도 약 5~10%의 환자에서 증상이 재발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수술 중 시행하는 침 형태의 검사를 비침습적 방식으로 변경하고, 수술이 끝난 후 이를 추가적으로 시행해 교차 검증하는 전기생리학적 검사법을 제안했다. 수술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마취약제 등의 영향이 사라지는 시기에 피부에 붙이는 방식의 전기신호 검사를 한 번 더 실시하고, 이를 수술 중 검사 결과와 종합적으로 분석해 수술 결과를 예측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이 제안한 검사법의 정확도를 검증한 결과, 두 번의 검사 모두에서 전기신호가 사라진 환자에서 약 98% 수준의 완치율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한 가지 검사만을 시행했을 때보다 크게 높은 예측력을 보였다.

이를 통해 환자들은 수술 후 완치율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으며, 재수술의 필요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데도 검사 결과가 도움을 줄 수 있어 불필요한 진료와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연구에서 사용된 수술 후 피부 부착형 검사 방식은 환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이 적어 지속적인 추적 검사를 실시하기가 용이해,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한정호 교수는 “기존 검사법에 추적 검사 결과를 조합함으로써 완치율을 보다 정확히 예측하고, 증상이 재발할 시 검사 결과들을 바탕으로 환자별로 재수술이 필요한지를 객관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본 연구를 통해 제시한 검사법의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신경외과학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Journal of Neurosurger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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