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Nomadland)는 25일(현지시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작품상을 받았다. 그러나 중국 포털 바이두에서 노매드랜드의 중국어 영화명을 검색하면 단 두 건의 기사만 나온다. 하나는 영화 평론 잡지의 글이고, 하나는 이 영화가 중국의 영화 평점 사이트 더우반(豆瓣)에서 평점 8.3점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중국의 SNS인 웨이보(微博)에서도 자오 감독의 이름이나 영화의 제목은 사실상 금지어다. 감독 이름이나 영화 제목을 검색하면 대부분 과거 글만 나오고 아카데미 수상과 관련된 건 한두건밖에 보지지 않는다.
이날 오전 자오 감독이 수상소감을 밝히는 동영상 등 게시물이 올라와 수백건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으나 이들 게시물은 신속하게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외교부 브리핑에서도 자오 감독의 수상과 온라인 검열에 대한 질문이 나왔지만 왕원빈(汪文斌) 대변인은 “외교 문제가 아니다”며 답을 피했다.
자오 감독은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났지만 영국 런던의 사립학교와 미국 캘리포니아의 고등학교를 다녔다. 뉴욕대학교에서 영화 연출을 공부한 후 미국에서 대부분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는 이날 감독상 수상 소감을 영어로 했지만 중국 어린이들이 많이 배우는 ‘삼자경’(三字經)을 어렸을 때 아버지와 함께 외웠다면서 ‘사람이 태어날 때 성품은 본래 착하다’(人之初,性本善)는 구절은 중국어로 언급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인들의 마음을 돌려세우기 위해 자오 감독이 일부러 중국어를 사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