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이 15일 전날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을 보도하며 언급한 표현이다. ‘수중전략탄도탄’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즉 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의 북한식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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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 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핵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고하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핵잠수함과 수중발사핵전략무기를 보유할 데 대한 과업”을 언급했다. 대형 핵추진 잠수함에 핵이 탑재된 SLBM을 장착할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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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BM은 잠수함에서 수중 발사해 지상 목표를 타격하는 탄도미사일이다. 잠수함은 탐지가 어렵기 때문에 만약 북한이 잠수함에 핵 미사일을 장착하는데 까지 성공할 경우 한국은 물론 미국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집권 이후 SLBM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2월 첫 SLBM 시험 발사에 실패한 이후 2016년 재시험을 시도했다. 4월 시험발사에서는 수중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이 물 속을 나와 초기 비행에까지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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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BM은 기본적으로 고체 연료 기반이다. 고체 기반 탄도미사일은 기습공격이 가능해 은밀성이 특징이다. 김정은 시대 이전 북한의 미사일 추진체계는 액체 연료 기반이었다.
액체 추진시스템은 산화제로 독성이 강한 질산을 쓰기 때문에 취급이 어렵다. 이 때문에 미사일 발사를 준비할 때 액체 추진제를 따로 보관해야 하며 발사 전 추진제 충전시 장시간이 소요된다. 연료 주입 후 일주일 이내에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으면 엔진이 부식될 위험이 있다.
하지만 고체 추진시스템은 연료를 충전한 상태로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다. 연료 주입 시간도 액체 추진시스템에 비해 훨씬 적게 걸리기 때문에 위성 등에 노출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같은 기술이 모두 적용된 SLBM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협적이다. 북한 잠수함이 은밀하게 움직여 기지를 빠져나와 기습적으로 SLBM을 발사하면 이를 방어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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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이미 확보했거나 건조를 진행중인 SLBM 탑재 잠수함은 3종류다. SLBM 1발을 탑재한 신포급(고래급·2000t급)을 보유하고 있다. 로미오급을 개량한 3000t급 잠수함은 현재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사실상 건조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SLBM 3발을 탑재할 수 있다.
이에 더해 SLBM 6발 이상을 탑재할 수 있는 4000t급 신형 잠수함도 건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재래식 디젤 추진 방식 잠수함이다. 미 본토에서 SLBM 사거리 만큼 떨어진 곳까지 항해한 뒤 공격해야 하는데, 연료전지 충전을 위해 하루 한 차례 이상 수면 가까이 부상해야 하기 때문에 미 대잠 전력에 탐지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북한이 설계까지 마쳤다고 밝힌 핵추진 잠수함은 이론상 3개월까지 수중 잠항이 가능하기 때문에 물 위로 떠오르지 않고도 미 본토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 SLBM을 탑재한 핵추진 잠수함을 통해 은밀히 공격할 수 있어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에게도 가공할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