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연 대법관 후보자 '재테크' 거듭 사과…"자녀 위한 부모 마음"

25일, 이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실시
후보자 및 가족 부동산·주식 시세차익 화두
"국민 눈높이 맞지 않는 점 송구" 거듭 사과
"요즘 돌 땐 주식 사줘…부모들의 마음" 반발도
  • 등록 2024-07-25 오후 4:33:55

    수정 2024-07-25 오후 4:33:55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녀의 주식 및 부동산 시세차익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투자한 것을 편법증여로 폄하한다면, 주식을 사서 주는 자식을 위한 부모의 마음이 다 비난받아야 하는지 여쭤보고 싶다”며 맞받아쳤다.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인사청문특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후보자는 25일 오전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선 후보자 검토과정에서 드러난 후보자 및 가족의 ‘재테크’가 화두가 됐다. 전날 이 후보자가 남편과 딸이 가지고 있는 A사 주식 약 37억원을 전액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재산 증식 과정이 석연찮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이 후보자의 딸은 2022년 아버지로부터 구매 자금의 대부분을 차용 및 증여받아 7억원대 서울 용산구 재개발지역의 신축 다세대주택을 갭투자 방식으로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아버지 자금으로 산 비상장주식을 다시 아버지에게 팔아 약 63배 시세차익을 거둔 사실도 나타났다.

자녀들이 10세 미만일 때 주식을 매수한 것도 문제로 불거졌다. 이 후보자가 2006년 금남고속 비상장 주식을 취득하고 지난해 사모펀드에 이를 되팔아 시세차익 22억원을 실현한 것과 이들 가족이 배당금만으로 총 7억7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금남고속은 이 후보자 배우자의 친형이 대표로 있었던 곳이다.

이를 두고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의 아이들이 8, 6세 때 ‘황제 주식’을 받은 것”이라며 “배당금이 1주 금액과 거의 똑같아서 2년 만에 원금의 100%를 배당금으로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게 단순히 경영권 방어를 위해 취득했단 것은 납득이 안된다”고 질타했다.

이 후보자는 “시숙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주식을 산 것도 있지만 투자의 목적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다만 배당금으로 얼마 정도를 받는 것인지는 알지 못했고, 은행 이자 정도를 고려하고 샀었다”고 해명했다. 또 “이렇게 많은 이익을 독식할 순 없다고 판단해서 작년 3억원과 올해 3억원을 기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요즘엔 아이 돌 때 금반지가 아니고 주식을 사준다. 아이들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고 저희도 마찬가지”라며 “주식을 사서 주는 자녀를 위한 부모의 마음이 다 비난받아야 하는지 여쭤보고 싶다”며 반박했다. 이에 백 의원은 “내부 정보를 이용한 거래라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호통쳤다.

허영 민주당 의원도 차후 이 같은 이 후보자의 발언이 적절하냐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자녀들에 대한 얘기를 하다 보니 평정심을 잃은 것 같다. 잘못된 표현이었다.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자녀가 자산 형성에 유리한 환경이라는 것이 국민들께서 보기엔 특혜일 수도 있다”며 이 후보자가 논란에 대해 소상히 해명하도록 시간을 할애했다. 후보자는 “대전에서 근무하느라 집안을 소홀히 할 때, 배우자가 무리한 거래를 해서 저도 나중에 알고 놀랐고 갈등도 있었다. 저에게 중요한 시기에 사실 원망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어보니 세금은 다 납부했고 주식차익의 양도소득이 증여세에 필적하다고 한다”며 “남편은 나이도 많고 건강이 안 좋아 그 무렵 큰 시술도 받았다. 늦게 본 딸 자식의 경제적 자립 기반을 마련한다는 생각에서 이런 잘못을 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또 그는 “제가 가진 재산보다 제가 내렸던 판결을 봐주십사 말씀드린다”며 “재산 관계에 대해서는 우려하시는 바가 없도록 더 잘 챙기고 살펴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이런 일들이 없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자가 내린 재판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과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가 헌화할 때 소란을 피운 백원우 전 민주당 의원에게 이 후보자가 벌금형을 선고했으나, 2심과 대법원에서는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을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그 판결을 보고 ‘의심스러울 땐 피고인의 이익으로’ 라는 걸 돌아봤다”며 “그 판결 이후 많이 돌아보고 반성한다.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더 존중하는 판단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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