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27일 새벽 경기 안산의 한 빌라에서 발생한 화재로 나이지리아 남매가 숨진 가운데 멀티탭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이 4명이 숨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한 빌라 화재 현장에서 27일 오전 경찰이 소방 등과 함께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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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는 이날 현장 감식 후 진행한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불은 출입문과 인접한 거실 바닥에서 최초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두 기기와 전선 중에서 합선 등이 발생해 불이 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불이 난 현관 입구에는 TV와 냉장고가 멀티탭에 연결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방화를 의심할 만한 증거나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
|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한 빌라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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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날 오전 3시 28분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한 빌라 1층에서 불이 나 나이지리아 국적의 어린이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40여분 만인 오전 4시 16분께 화재를 진압하고 4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남매 관계인 사망자는 11세·4세 여아와 7세·6세 남아로 나이지리아 국적의 50대 A씨와 아내인 40대 B씨의 자녀들이다.
당시 집 안에는 A·B씨와 2살 막내까지 총 7명이 있었다. 이들 부부는 막내까지는 대피시켰으나 다른 자녀들은 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화재로 같은 빌라에 거주하던 또 다른 나이지리아인 3명과 우즈베키스탄인 2명, 러시아인 1명도 경상을 입었다.
다리에 3도 화상을 입은 A씨는 심리 상태가 안정되지 않아 제대로 된 진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도 조사할 수 없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훼손이 심해 아이들이 탈출을 시도했는지 등은 확인이 어렵다”며 “시신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