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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에서 생산되는 5G 장비를 미국 내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백악관이 거론한 목록에는 라우터, 스위치, 소프트웨어 등이 포함됐다. 당국자들은 미국 업체들에 중국 밖이나 미국 내에서 5G 장비를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
이번 조치는 중국 화웨이를 포함한 모든 중국 5G 장비를 미국에서 전면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중국에 공장을 둔 노키아, 에릭슨 등 다국적 기업의 장비와 부품도 미국시장에서 퇴출할 수 있다는 의미여서 파장이 예상된다.
백악관은 이 행정명령을 구체화하기 위해 미국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식통들은 이 대화가 아직 초기 수준으로, 정식적인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미 정부는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10월 중 관련 법규 리스트를 작성할 계획이다.
이런 움직임 속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28~29일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별도의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이라 무역 협상에 성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9일 미·중 무역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시 주석이 아름다운 서한을 보내왔다”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지만, 결국 협상이 결렬되자 관세 인상 카드를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도 시 주석과 만남을 거듭 제안하면서 한편으로 중국 화웨이를 비롯한 5G 장비의 퇴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화웨이는 자신들의 통신장비를 미국이 압류하고 있다며 미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국 상무부를 상대로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에 소송장을 냈다.
화웨이는 지난 2017년 7월 중국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실험실로 컴퓨터 서버와 이더넷 스위치 등 통신장비를 보냈는데, 실험을 끝내고 장비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이 장비를 압류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같은 보도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