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한 지붕 두 가족…RAV4 하이브리드 AWD

  • 등록 2019-05-27 오후 5:43:50

    수정 2019-05-27 오후 5:43:50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최근 자동차 시장은 SUV가 단연 대세다. 세단 시장을 잠식한다. 세단이 주도하던 판도가 SUV쪽으로 심하게 기울고 있다. 이에 발맞춰 자동차 제조사들은 도심형 SUV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SUV 특유의 실용성에 세단의 안락한 승차감을 더한 게 SUV 트렌드다. 토요타는 이번 5세대 RAV4를 개발하면서 방향을 조금 달리했다. 1994년 1세대 도심형 RAV4를 출시한 이래 줄곧 온로드 SUV를 지향하며 시장을 주도하던 것에서 방향을 급선회한 것이다.

토요타가 잘하는 하이브리드 기술력에 SUV의 본질인 와일드를 더했다. 태초의 강인한 SUV로 돌아가자는 의도가 디자인에서 확실히 엿보인다.

시승 차량은 최고급 모델인 4580만원의 RAV4 하이브리드 AWD. 뒷바퀴에 전기모터를 더해 4바퀴 모두 지면으로 힘을 보낸다. 잠실 커넥트투 카페를 출발해 춘천 소남이섬을 왕복하는 코스다. 약 130km를 주행한다. 막히는 도심과 자동차 전용도로뿐 아니라 약간의 오프로드 코스도 마련했다.

신형 RAV4는 쉽게 다가서기 어려운 과격한 인상이다. 8각형의 ‘크로스 옥타곤’을 기반으로 다듬어진 차체는 강인함과 스포티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신형 RAV4는 토요타 최신 플랫폼 TNGA를 적용했다. 덕분에 이전 모델 대비 정장은 5mm 줄고 휠베이스는 오히려 30mm 늘었다. 최저지상고도 이전 모델 대비 15mm 높여 좀 더 과격한 도로 환경에서도 차체가 손상될 우려를 지웠다. 다만 상면고(지면에서 트렁크 바닥까지 높이)가 50mm 높아져 짐을 싣고 내릴 때 조금 불편하다.

각진 사다리꼴 형태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날렵한 디자인의 LED 헤드램프는 전면을 꽉 채운다. 검은 플라스틱이 덧대어진 사다리꼴의 휠하우스는 측면 디자인의 백미다. 굵은 캐릭터 라인과 더불어 와일드한 인상을 더한다. 사다리꼴의 디자인 포인트는 후면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굵은 리어램프 사이를 가로지르는 크롬 장식은 직선 위주로 디자인돼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평평한 면에 입체감을 불어 넣는다. 하이브리드 모델이지만 트윈 테일 파이프를 그대로 노출 시킨 것도 5세대 RAV4가 더 이상 진부한 도심형 SUV가 아니라는 자신감이다. 다소 급진적으로 보일 수 있는 디자인 변화는 다소 지루했던 도심형 SUV 시장에 청량감을 불어 넣는다. 다만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소 밋밋하게 디자인된 18인치 알로이 휠은 아쉬움을 남긴다.

단정하게 정리된 실내는 최신 토요타 디자인을 따른다. 한 눈에 봐도 정갈하다. 깔끔하게 요목조목 정리된 버튼은 사용하기 편리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몸이 닿는 곳마다 질 좋은 가죽으로 덧댔다. 계기반 중앙에는 7인치 디스플레이가 자리잡는다. 구동력 배분 상황이나 에너지 흐름도 등과 같은 정보를 띄워준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도 계기반과 동일한 7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이 10인치 이상 대형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는 것과 달리 보수적이다. 그마저도 해상도가 떨어진다. 만족도가 높은 실내에 큰 흠처럼 남는다.

휠베이스(2690mm)가 30mm 늘어난 만큼 공간의 아쉬움은 없다. 신장 178cm 기자의 몸에 맞춰 1열을 세팅하고 2열에 앉아 봐도 부족하지 않다. 머리와 무릎 공간 모두 합격점이다. 3단계로 리클라이닝을 지원하는 2열 시트는 장거리 주행 시 만족도가 높다. 게다가 이 급의 수입차답지 않게 1열에는 열선시트뿐 아니라 통풍시트까지 지원한다. 2개의 모터가 들어가는 블로우 방식을 적용해 강력한 바람 성능을 보여준다. 다만 2열 열선이 1단계로만 조절되는 점은 아쉽다. 580L의 트렁크 공간은 넉넉하다. 토요타코리아 관계자는 60L 크기의 여행 캐리어 4개와 구경 9.5인치 캐디백을 넣고도 보스턴백 2개 이상은 충분히 더 실린다고 자랑한다. 실제로 본 RAV4 적재 공간은 부족함을 전혀 느낄 수 없다. 2열시트는 60:40으로 폴딩까지 지원한다.

RAV4의 백미는 엔진룸 안에 있다. 토요타의 농익은 하이브리드 기술력은 시동을 건 순간부터 빛을 발한다. RAV4 3개의 모델은 각각 출력이 다르다. 이번에 시승한 하이브리드 AWD 모델은 2.5L 가솔린 엔진에 앞뒤로 각각 1개씩의 전기모터가 더해진다. 엔진출력 178마력에 2개의 전기모터가 120마력의 힘을 보탠다. 222마력의 시스템 출력은 여유롭다. e-CVT(무단 자동 변속기)는 전 영역에서 힘의 손실을 최소화한다. 가속페달을 살살 달래면 중속까지 엔진이 개입하지 않는다. 이 덕분인지 복합연비는 15.5km/L에 달한다.

TNGA 플랫폼을 적용해 무게도 80kg 감량했다. 뒤쪽에 자리잡은 배터리의 무게가 완전히 지워지지 않지만 묵직한 승차감은 안락함을 더한다. “생긴 것과 다르다고 할까” 외모만 보고 속단하면 오산이다. 터프한 외관과 달리 과속방지턱이나 도로의 포트홀을 넘는 능력이 수준급이다. 방지턱을 넘은 후 진동을 잡아내는 서스펜션의 실력은 발군이다. 코너에서도 꽤나 안정감 있는 거동을 보여준다. 다만 속도를 올리면 예상외로 크게 들려오는 하부 소음이나 풍절음은 진한 아쉬움을 남긴다.

이번 시승 코스에는 오프로드도 마련됐다. SUV의 본질을 잃지 않겠다는 토요타의 의지가 사뭇 비장하기까지 하다. RAV4 하이브리드 AWD에는 E-Four 시스템이 적용됐다. 트렁크 아래에 위치한 전기모터가 뒷바퀴에 힘을 전달한다. 한 쪽 바퀴가 그립을 잃어버린 상황에서도 험로를 탈출할 수 있다. 기어 노브 왼편에 마련된 큼지막한 트레일 버튼을 누르면 모든 준비는 끝난다. 40km/h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토요타는 과하지 않은 선에서 준비했다고 하지만 코스는 예상을 벗어난다. 일반적인 운전 상황에서 마주치기 어려운 깊은 모굴과 범피, 자갈길 등의 오프로드 코스다. 강인한 인상을 가졌다고 해도 주행 능력은 다를 수 있어 내심 걱정이 앞선다. 오프로드를 달리자 마자 기우였음을 직감했다. RAV4는 망설임이 없다. 주저하는 건 운전대를 잡은 기자 뿐이다. 시원스럽게 내달리는 RAV4는 오프로드에서도 탁월한 실력을 보여준다.

시승 모델에는 토요타의 반자율 주행 시스템인 TSS도 탑재했다. 캠리에 적용됐던 TSS보다 한 단계 진화한 방식이다. 기존의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콘트롤(DRCC), 차선 이탈 경고(LDA), 오토매틱 하이빔(AHB)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여기에 더해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은 보행자(주간, 야간)와 자전거(주간)까지 인식한다. 또한 차량이 차선을 벗어 날 것 같은 상황에서 개입하던 소극적 방식의 차선 이탈 경고 방식보다 진보한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가 적용했다. 차선 중앙을 유지하면 달리는 실력이 수준급이다. 꽤나 굽은 도로에서도 부드럽게 돌아나간다. 만족감이 높은 옵션 중 하나다.

토요타가 밝힌 RAV4의 월평균 판매목표는 겨우(?) 300대다. 캠리에 이어 토요타의 판매를 책임질 모델이다. 전반적으로 살펴 본 RAV4 하이브리드 AWD의 변화는 성공적이다.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적절하게 조화했다. 그야말로 한 지붕 두 가족이다. 내연기관과 전기모터의 양립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토요타답게 이번 도전도 성공적으로 보인다. 4580만원의 비싼 가격이 부담스러운 고객을 위해 3930만원의 하이브리드 2WD와 3540만원의 가솔린 엔진만을 얹은 2WD 모델도 준비했다. 다만 두 모델은 무늬만 터프가이인 반쪽짜리 느낌이다. 미국에서 물량 부족을 겪고 있는 RAV4는 일본 토요타 공장에서 가져온다. 월 300대가 아니라 500대도 더 팔릴듯해 보인다.

한 줄 평

장점 : 오프로드 성능까지 살린 하이브리드. SUV다운 디자인

단점 : 고속 풍절음과 하부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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