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우조선은 반기보고서(별도 재무제표 기준)를 통해 올해 상반기 결손금이 3조167억원에 달해 자본금 1조3720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손실이 누적돼 자본금까지 까먹고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조2284억원에 이르렀다고 공시했다. 이는 대주주 산업은행의 유상증자나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 추가 지원 없이 연말까지 완전자본잠식을 벗어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업손실도 3569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연법인세자산 8533억원이 대거 영업외비용으로 반영된 것이 결손금이 늘어난 주요 원인이 됐다. 이연법인세 자산이란 기업회계로 계산한 법인세가 세무회계로 계산한 법인세보다 작을 때의 그 차액으로 앞으로 국세청에 납부할 세금에서 공제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산으로 보지만 앞으로 과세 소득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면 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지난해 말 결산 당시에는 1조 1366억원 규모의 이연법인세 자산이 자산으로 인정을 받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국제 유가 하락과 수주 하락 등으로 과세 소득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보고 대거 법인세비용으로 돌변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금융당국이 1조8000억원 규모의 이연법인세 자산이 전액 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을 전제로 구조조정 정책을 수립했는데 이같은 전제가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는 것이 반기 재무제표 상에 곧바로 나타난 것이다.
한편 올 상반기부터 지정 외부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대우조선의 감사의견으로 ‘한정’을 부여했다. 미청구공사 등 주요 계정의 기초 잔액에 대한 적정성 판단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재무제표의 일부만 하자가 있다는 의견을 표시한 것이다. 재무제표 전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의미인 ‘의견거절’이나 상당 부분을 믿을 수 없다는 의미인 ‘부적정’을 받게 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지만 이는 면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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