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애플의 시가총액 3조달러(3593조원) 달성으로 거액의 수익을 거뒀다. 4년 전 사두었던 5%의 지분 가치가 크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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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은 워런 버핏 회장이 애플 투자로 1200억달러(144조원) 이상을 벌어들였다고 전했다. 버크셔의 첫 애플 투자는 2016년으로, 1.1%의 지분을 약 7억달러(8300억원)를 주고 사들였다. 이후 2018년까지 총 360억달러(43조원)을 투입해 지분을 5.4%로 늘렸다. 4년 뒤인 올해 초 애플이 시가총액 3조달러(3594조원)를 넘어서면서, 버크셔가 보유한 애플 지분 가치는 1600억달러(191조원)로 불어났다. 버크셔는 애플의 주가 상승 외에도 연 평균 7억7500만달러(920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CNBC는 버크셔는 애플 주식을 조금씩 팔면서 수익을 실현하고 있으나, 애플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으로 지분율에 큰 변동이 전했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주들은 들고 있는 주식 수에 변화가 없어도 지분 가치가 늘어난다. 버크셔의 애플 지분은 지난 2018년 5.4%에서 2019년 5.7%로 늘었다가 작년 5.4%를 기록했다.
워런 버핏의 이번 애플 투자는 과거 그의 투자 패턴과는 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가격이 높은 기술주를 기피하던 투자 성향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CNBC도 이번 애플 투자를 두고 ‘성격에 맞지 않는다’고 표현했다. 그는 투자 대리인의 도움을 받아 투자 성향을 바꾸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 회장이 애플의 지분을 사들였을 즈음엔 “버크셔가 했던 투자 중 과거 철도와 보험에 이어 3번째로 가장 큰 비즈니스가 바로 애플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애플이 아마도 내가 아는 세계 최고의 기업일 것”이라고도 했으며 아이폰을 두고는 “밀착 제품(sticky product·고객정착률이 높은 제품)”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제 버크셔 포트폴리오에서 애플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나 되며, 개별 기업 기준으로 버크셔는 애플 주식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회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