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기후로 인간·동물 더 빨리 늙는다”

“허리케인 지나간 후 원숭이 2년 더 빨리 늙어”
원숭이의 2년은 사람으로 치면 7~8년에 해당
  • 등록 2022-02-08 오후 5:31:43

    수정 2022-02-08 오후 5:31:43

[이데일리 신채연 인턴기자] 허리케인이 지나간 후 살아남은 원숭이들에게서 노화가 빠르게 진행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애리조나 주립대 진화·의학 센터의 노아 스나이더 맥클러 교수 연구진은 “2017년 강력한 허리케인을 겪은 붉은털원숭이가 예상보다 2년 더 늙어 조기 노화 현상을 보였다”고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논문을 통해 밝혔다. 원숭이의 2년은 사람에게는 7~8년에 해당하는 기간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극단적인 기후가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생물학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붉은털원숭이 (사진=AFP)


연구진은 2014년부터 섬나라 푸에르토리코 인근의 카요 산티아고 섬의 자연보호센터에서 지내는 붉은털원숭이의 혈액을 채취해왔다. 붉은털원숭이는 생물학적으로 인간과 유사해 과학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원숭이다.

연구진은 “2017년 허리케인 마리아가 휩쓸고 간 뒤 원숭이의 면역 체계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났다”며 “원숭이 유전자의 4% 정도가 변화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과 원숭이가 나이 들면서 기능을 잘 수행하도록 돕는 단백질 관련 유전자가 감소했다. 반면 염증 반응과 연관된 유전자는 증가했다”면서 “이는 영장류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으로 만성 염증은 심혈관 질환과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문의 주요 저자이자 워싱턴대 스맥 연구소의 대학원생인 마리나 와토위치는 “폭풍 후 모든 동물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극단적인 기후가 발생한 뒤 우리가 할 일은 사람들이 받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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