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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금융업계 전체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전년 말 대비 약 9조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부동산 신탁업은 오히려 증가하며 업계 내에서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실제로 올해 6월 말 기준 부동산신탁사 14곳의 신탁계정대는 6조60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2조원대에서 6조원대로, 2년간 3배가량 급증했다.
신탁계정대는 신탁사가 사업비를 조달하기 위해 고유계정에서 신탁계정으로 대여한 금액이다. 부도 등으로 시공사가 준공 기한을 지키기 어려운 경우 신탁사는 신탁계정대를 투입해 사업비를 조달한다. 이를 회수하지 못할 경우 신탁사의 손실로 인식돼 부동산신탁사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를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신탁사가 취급하는 개발신탁 상품은 차입형과 책임준공확약형(책준형)으로 나뉜다. 두 상품 모두 신탁계정대가 증가하고 있다.
여 연구원은 “개발신탁 수주 실적은 부동산 경기 저하의 영향으로 지난 2021년 이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면서도 “사업이 축소됨에도 신탁사의 부동산 익스포저가 증가하는 것은 신탁사가 개발 사업에서 갖는 역할이 일반 금융기관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재무제표를 통해 신탁사의 우발 부채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부동산 PF는 실행 즉시 재무제표에 대출채권 또는 유가증권으로 반영돼 적시에 파악이 가능하지만, 신탁사의 신탁계정대는 향후 투입될 규모와 시점이 불확실해 재무제표의 우발 부채로 인식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신평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현재 자사 등급을 보유 중인 신탁사 8개사의 신탁계정대는 지난 6월 말 4조원에서 1년 뒤 약 4조7000억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도 1조1000억원에서 1조28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산업 전체의 결과만 보면 스트레스 부채 비율이 150% 이내로 나타나 재무 부담이 관리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개별 신탁사별로 구분해서 보면 일부 신탁사의 경우에는 재무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난다. A 회사와 B 회사의 경우 분양 성과 개선과 자본력 강화가 동시에 나타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