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왜 ‘피비파마’가 됐을까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피비파마'로 상장해 투자자 혼선
"거래소 권고사항 따라 종목 약명 짧게 줄인 것"
의무는 아니지만 권고 있어…투자 시 살펴봐야
  • 등록 2021-02-08 오후 2:11:20

    수정 2021-02-09 오전 8:01:18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항체의약품 제조 회사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상장 당일이었던 지난 5일 ‘피비파마(950210)’라는종목 약명으로 상장을 진행해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이처럼 법인명과 상장회사들의 종목 약명이 다르게 변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보다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피비파마’라는 종목 약명으로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프레스티지(Prestige)의 앞글자 P와 바이오파마(Biopharma)의 B를 각각 따온 것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지난 2015년 설립, 싱가포르에 본사가 있는 바이오 업체로 8종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과 2종의 바이오신약을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종목 약명을 변경해 상장한 이유에 대해 “한글 종목 약명의 글자 수를 6글자 이내로 권고하는 거래소의 지침에 따른 것”이 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과정이 상장 당일 이뤄진 만큼 장 초반 투자자들의 혼선이 빚어지며 개장 이후 설명 자료를 배포했다. 이에 오는 3월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관계사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역시 ‘피비바이오로직스’가 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회사 관계자는 “종목 약명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실히 결정된 사안은 없어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거래소 상장규정상 종목 약명에 대한 글자 수 제한은 권고 사안이지, 의무 사안은 아니다. ‘종목 약명’이란 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등록하는 법인 이름과 달리 투자자들이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통해 주식을 거래할 때 사용하는 이름이다. 거래소 상장 규정상(제46조 변경상장) 종목명이 달라지면 액면금액, 수량 등이 달라질 때와 마찬가지로 주권을 변경상장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종목 약명은 상장 이후에도 달라질 수 있으며, 거래소의 ‘기타시장안내’를 통해 해당 사안이 안내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규정상 제한은 없지만 신규상장신청서 서식에 따르면 외국 기업은 10자 내외, 국내 기업은 6자 내외로 권고돼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피비파마처럼 상장 첫 날은 아니지만 지난해 신규 상장한 종목 중에도 ‘종목 약명’을 변경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9월 ‘피엔케이’라는 약명으로 상장을 준비했던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 주식회사는 약명을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347740)’로 변경해 상장했다. 한글 약명이 4글자에서 오히려 12글자로 길어진 것이다.

이처럼 길어진 약명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기존 ‘피엔케이’로는 회사의 사업 영역인 피부 임상에 대해 충분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라며 “회사만의 독특한 사업 영역을 드러내기 위해서 약명을 이처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는 피부 인체적용시험을 전문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이를 화장품과 미용기기 등의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온라인 리서치 업체인 마크로밀엠브레인은 상장 당시는 상호명과 같았지만 상장 이후 약명을 ‘엠브레인(169330)’으로 줄였고, 크리스탈지노믹스는 ‘크리스탈’이었던 약명을 상호명과 같은 ‘크리스탈지노믹스(083790)’로 통일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상장사의 약명 변경은 총 5건이며, △2019년 7건 △ 2018년 4건 등으로 나타났다. 실제 법인 이름과 증권 거래에 사용되는 이름이 달라지는 경우를 종종 찾아볼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이처럼 회사의 실제 이름과 종목 약명이 다른 경우가 있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당 공시를 낸 회사의 법인명 자체도 변경 가능성이 있는데다가 약명 역시 바뀔 수 있어 투자 시에는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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