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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투가 대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자금난에 빠진 미국 셰입가스업체의 주식을 받았다. 분기마다 받는 배당을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항공주와 금융주를 매도했던 만큼 이번 결정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셰일가스업체인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은 9대 주주인 버크셔에 배당 명목으로 보통주 173만주(15일 종가 기준 2억5700만달러 상당)를 지급했다. 현금 배당 대신 주식 배당을 선택한 건 버크셔인 것으로 알려졌다. 버크셔의 옥시덴탈 지분율은 1.9%다.
이목이 모아지는 건 버핏 회장의 의중이다. 옥시덴탈이 당국에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버크셔가 옥시덴탈의 보통주를 매각할 지는 명시돼 있지 않다. 월가에서는 버크셔가 옥시덴탈 주식을 대량으로 팔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옥시덴탈 주가는 이날 기준 주당 12.61달러다. 아나다코 인수 이전 60달러대에 달했다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폭락했다.
버핏 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식을 팔고 현금을 쌓고 있다. 미국 투자정보 매체 더 모틀리 풀에 따르면 버크셔는 최근 항공주인 델타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 주식을 대거 팔았다. 최근 글로벌 수탁은행 BNY멜론의 주식 역시 처분했다. 이미 큰 손실을 입힌 옥시덴탈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월가는 다음달 2일 예정인 버크셔의 온라인 주주총회를 주목하고 있다. 버핏이 전례 없는 코로나19 충격에 대해 어떤 얘기를 꺼낼 지가 최대 관심사다. 여행, 숙박 등 전염병에 취약한 업종이 버크셔의 투자 대상일 수 있다는 추측만 있는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