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시장 선점하라"…美기업과 잇따라 손잡는 대기업들

親원전정책 이어 한미정상회담서 원전 협력 확대 추진
현대건설, 웨스팅하우스와 협약..美대형원전 진출 첫 사례
SMR 주목..두산에너빌리티 등 美기업에 지분투자도
  • 등록 2022-05-24 오후 5:28:33

    수정 2022-05-24 오후 9:34:21

[이데일리 하지나 박순엽 기자] 현대건설(000720)이 국내 기업 최초로 세계 원자력 기업인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손을 잡고 미국형 대형 원전 사업 글로벌 진출을 추진한다.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원자력 협력 강화를 약속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원전 사업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美 웨스팅하우스와 협약 체결

현대건설은 24일 웨스팅하우스와 대형 원전(모델명 ‘AP1000’)의 글로벌 사업 공동참여를 위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현대건설은 글로벌 시장에서 향후 프로젝트별 계약을 통해 차세대 원전사업의 상호 독점적 협력 및 EPC 분야 우선 참여 협상권을 확보하게 됐다.

웨스팅하우스는 1886년에 설립된 세계적인 미국 원자력회사로, 전 세계 약 50% 이상의 원자력 발전소에 원자로 및 엔지니어링 등을 제공하고 있다. AP1000 모델은 개량형 가압경수로 노형으로 미국, 유럽 및 아시아의 여러 국가에서 라이선스를 받은 3세대 원자로 기술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과 소형모듈원전(SMR) 글로벌 독점권을 확보하고 인디안포인트 원전 해체사업의 PM(Project management)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원전해체 사업에 진출했다.

현대건설 사옥(현대건설 사진 제공)
새 먹거리 SMR 부상..한미간 투자 협력 활발

윤석열 정부의 친(親)원전 정책으로 그동안 침체됐던 원전 사업이 다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이후 국내 관련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도 최근 기존 팀 단위 조직이었던 원자력부문을 ‘원자력사업실’로 격상하고 원자력 사업을 전담하는 별도의 전문 조직을 신설했다. 조직 개편을 통해 △소형원자로(SMR, MMR) 및 수소 생산 △원전해체 및 핵주기 △연구용 원자로 및 핵연료 제조시설 사업 추진에 나선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만의 SMR 고유 기술 확보에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올해 1월 미국 원자력 전문기업 USNC와 3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초소형모듈원자로(MMR) 글로벌 EPC 사업 독점권을 확보, 캐나다 동부 토론토 북동쪽 초크리버원자력연구소 부지에 MMR 실증 플랜트 건설에 착수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소형모듈원전(SMR)분야 협력에 주목하고 있다. SMR은 기존의 대형 원자력발전소 원자로(1000~15000MW급)의 3분의 1에서 6분의1 수준(300MW 이하)의 출력을 가진 소형 원자로다. 기존 원전보다 크기가 작아 효율성이 뛰어나고, 모듈형으로 설치해 건설기간도 대형 원전보다 짧다.

한·미 양국이 ‘제3국 SMR 역량 강화 프로그램’ 참여 등을 통해 SMR 시장에 공동 진출하고 기업 간 협력도 지원하기로 한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한 양국 기업간 투자·협력 움직임도 바빠질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034020)GS(078930)에너지, 삼성물산(028260) 등은 지난달 세계 최고 수준의 SMR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꼽히는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와 전 세계 SMR 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사업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보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에 총 1억달러(약 1200억원)을, 삼성물산은 총 5000만 달러(약 630억원)를 투자했다.

또 최근엔 SK(034730)·SK이노베이션(096770)이 미국 테라파워와 포괄적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테라파워는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설립했으며, 차세대 원자로의 한 유형인 소듐냉각고속로(SFR) 설계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SK는 테라파워와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SMR 상용화 협력과 해외 진출에 대해서도 사업협력 기회를 발굴할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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