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국회포럼·동물권행동 카라는 5일 오후 동물범죄 예방 및 수사 강화를 위한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했다. 국회의원 및 동물권 단체들이 참석해 동물 대상 범죄 수사 매뉴얼 문제를 지적하고 전문적인 수사와 대응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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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년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송치된 3360명 중 구속 인원은 4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며 “동물 학대 범죄는 이미 우리 주변에서 빈번히 일어났고 공분을 많이 사왔는데도 불구하고 처벌이 여전히 미비하다”고 진단했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경찰 수사매뉴얼에는) 동물학대에 대한 코드 부여가 안 돼 있다”며 “사람이 동물을 학대할 경우 물건을 망가뜨린 것처럼 손괴로 취급받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이어 “범죄학 관점에서 보면 처벌을 무조건 크게 하는 것보다 매뉴얼을 잘 만들어 ‘반드시 처벌되는 것’이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며 “경찰청이 협조해 수사 매뉴얼을 만들고 실효성 있는 제재 방안을 마련한다면 동물학대에 대한 인식이 획기적으로 바뀔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지 카라 활동가는 “동물 학대 범죄에서 신고자는 경찰 측에서 ‘해당 사안은 접수가 안 된다’거나 고발장 접수를 꺼리는 경우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수사 강화를 위해 동물학대 사건 보고 시스템을 갖춘다든지 하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작년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참혹하게 살해된 고양이 ‘자두’의 보호자 예모씨도 동물범죄에 대한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자두를 살해한 정모(40)씨는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예씨는 “저를 포함한 다른 동물범죄 피해자의 고통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며 “저는 가족을 잃었는데 법은 가족을 잃은 고통을 헤아리지 못하고 재물을 잃었다고 한다”며 울먹였다.
그는 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피해자가 가해자를 두려워하는 현실, 사람이 아니란 이유로 생명이 아니라 재물로 취급받는 현실이 바뀔 수 있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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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영 경찰청 수사과 경감은 “반려동물의 증가와 함께 동물보호 복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관련 사건이 증가하는데 그에 대한 분석이 못 미치는 점이 안타깝다”며 “경찰청은 수사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수사 매뉴얼 전면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김 경감은 “초동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은데 초동 조치에 매뉴얼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경찰 상황실 쪽에 동물학대 코드를 신설해 내년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범행의 반복성, 잔혹성 등으로 사회적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에 대해 상급 관서에서 수사지도를 면밀히 하도록 하고 이외에도 엄정히 사법처리되도록 할 것”이라며 “동물학대 범죄 근절을 위해 소통을 확대하고 지속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