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무시고 가세요" 호텔·레스토랑으로 변신한 가구전시장

가구업계 '체험·문화마케팅' 봇물
에이스침대, 최고가 침대서 2시간 수면기회 제공
까사미아, 강남에 '라까사호텔' 열어
로얄앤컴퍼니, 쇼룸에 레스토랑 도입
  • 등록 2018-01-16 오후 6:35:33

    수정 2018-01-17 오전 12:10:05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에이스 헤리츠 슬립센터에서 한 고객이 취침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에이스침대)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잠깐 눕는 게 아니라 실제로 잠까지 잘 수 있으니 침대 선택하기가 더 쉬워졌어요.”

가구업계가 제품 판매장을 체험공간과 식당, 호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유통시장이 온라인으로 급격히 변화함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높고 가격이 비싼 가구·건자재류는 여전히 소비자와의 접점이 중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스침대(003800)는 제품 판매장을 체험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지난 2016년 10월 문을 연 ‘에이스 헤리츠 슬립센터’를 방문한 이들은 최대 2시간까지 잠을 잘 수 있다.

에이스침대가 슬립센터를 연 이유는 최고가 침대인 헤리츠 출시와 맞물려 있다. 헤리츠는 에이스침대 제품 중 최고가인 1000만원대를 자랑한다. 이런 이유로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에이스침대 관계자 “꼭 헤리츠 시리즈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최고가 제품을 실제로 이용하며 에이스침대 제품 전체 이미지를 향상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에이스침대는 슬립센터를 ‘에이스 에비뉴’ 서울점·대전점·대구점 등 3곳에 운영 중이다. 이 중 서울 강남점은 지하 3층에서 지상 14층까지 연면적 7200㎡로 에이스침대가 운영하는 최대 규모 매장이다. 이 건물에는 침대뿐 아니라 다양한 수입 가구를 전시·판매 중이다. 슬립센터도 에이스침대에서 유통하는 다양한 수입가구 등을 이용해 실제 호텔룸처럼 공간을 꾸몄다.

서울 강남구 라까사 호텔의 한 객실. 까사미아 제품들로 방을 꾸민게 특징이다. (사진=까사미아)
전시장에 호텔을 결합한 업체도 있다. 까사미아는 지난 2011년 4월 서울 강남구에 ‘라까사 호텔’을 준공했다. 원래 이곳은 1994년에 문을 연 까사미아 압구정점 자리였다. 바로 옆에 호텔 건물을 새로 지으며 지금의 형태가 만들어졌다. 한강을 바라보는 이 건물은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까사미아 전시장 구조다. 이후 10층까지는 호텔로 사용한다. 객실은 총 88개이며 라운지바·루프탑·펜트하우스 등을 갖췄다.

까사미아는 계절마다 주기적으로 객실 내부를 새로운 침구·소품들로 교체한다. 까사미아 관계자는 “일반 호텔과 달리 객실마다 다른 구조를 갖춘 ‘부티크 호텔’”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까사미아는 잠재 고객들에게 계절별 제품을 소개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라까사를 자주 방문하는 고객들에게는 매번 새로움을 전달하는 ‘1석 2조’ 효과를 노린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로얄라운지 내 레스토랑 모습. (사진=로얄앤컴퍼니)
도기업체인 로얄앤컴퍼니는 쇼룸에 레스토랑을 도입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아름다운 건축물’로 선정한 로얄앤컴퍼니 논현동 전시장 ‘로얄라운지’는 1·2층을 스테이크·파스타와 커피를 판매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운영한다. 지하 1층은 제품 전시관과 도서관이 함께 있는 ‘로얄라운지 라이브러리’다.

3층부터 7층까지는 직원 사무실로 이용한다. 로얄앤컴퍼니 관계자는 “건물 외관으로 보면 레스토랑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없지만 강남에서는 나름 유명한 맛집으로 소문이 났다”고 귀띔했다. 실제 레스토랑의 연평균 매출액은 10억원가량이다. 이용객은 4만5000여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건자재·가구 업체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보다 B2B(기업 간 거래)에 집중했지만 최근 인테리어 리모델링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제품 전시장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참신한 아이디어로 소비자와 오프라인 접점을 찾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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