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李, 첫 회담서 의대증원 공감대…민생지원금엔 입장차(종합)

9일 첫 영수회담서 다양한 국정 현안과 민생 문제 논의
대통령실 "야당과의 소통, 협치 첫 걸음 내딛어" 자평
채상병 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 민감 현안 논의는 부족
  • 등록 2024-04-29 오후 6:59:09

    수정 2024-04-29 오후 7:08:28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첫 영수회담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국정 현안과 민생 문제를 논의했다. 양측은 의대 정원 증원에 있어선 생각을 같이 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가 요청하고 있는 중요한 민생 공약인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영수회담 종료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대통령실 이도운 홍보수석, 홍철호 정무수석, 정진석 비서실장, 이 대표, 윤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 박성준 수석대변인. (사진=연합뉴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은 제1야당인 민주당 대표와 민생 문제 등에 대해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발표했다.

이날 영수회담에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홍철호 정무수석·이도운 홍보수석, 민주당에서는 진성준 정책위원회 의장·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박성준 수석대변인이 배석했다.

차담회 형식으로 진행된 회담에서 양측은 민생 경제와 의료 개혁을 중심으로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고 이 수석은 설명했다. 당초 양측이 회담 합의문을 작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별도의 합의문은 없었다. 이 대표가 15분 간 모두발언을 한 뒤 비공개 회담으로 전환됐고, 약 2시간 15분 만에 종료됐다.

이 수석은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양측이 총론적,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건 있었다”면서. 의료 개혁을 비롯한 몇 가지 사안을 예로 들었다. 이 수석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이 대표는 의료개혁은 시급한 과제이며, 윤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면서 민주당도 협력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면서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여당에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다. 어떤 형식으로든 계속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생이 가장 중요한 정치적 정책적 현안이라는 데에도 인식을 같이 했다”면서도 “민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지에 대해 대통령실과 야당 간에 정책적 차이가 존재, 이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그 예로, 이 대표가 제안한 민생회복지원금을 언급했다. 앞서 이 대표는 회담 모두발언에서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 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이나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 회복 지원금은 꼭 수용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었다.

이에 대해 이 수석은 “윤 대통령은 물가, 금리, 재정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지금 상황에선 어려운 분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민생 협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같은 기구가 필요하다 했고, 이 대표는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고 했다고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야당과의 소통, 협치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고 자평했다. 이날 취재진을 만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충분히 들으려고 이 대표를 초청했고 이 대표는 모두 발언을 통해서 논의 의제를 다 얘기했다”며 “정치 복원, 여야 협치 시동 등 이런 것이 지난 총선을 통해 표출된 민심이라고 보고 있고 오늘 만남이 그런 민심에 순응하는 과정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채상병 특검법 문제를 비롯해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에 대해선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차기 국무총리 인선 등 인사 문제도 논의가 없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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