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적 패션, 주현영 "○○○ 냄새 지리네"[이연호의 신조어 나들이]

'무신사 냄새', 무채색에 군더더기 없는 '무신사 스타일' 조롱하는 말
패션 플랫폼 '무신사', 2030 남성 확고한 고객층 확보하며 급성장
너도나도 비슷한 패션 갖게 되며 개성 사라져...日에선 '유니바레' 사용
  • 등록 2023-04-28 오후 3:24:03

    수정 2023-04-28 오후 4:04:04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편집자 주] 언어의 특성 중 역사성이라는 것이 있다. 언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성, 소멸, 변화의 과정을 겪는 것을 가리켜 바로 ‘언어의 역사성’이라고 한다. 언어의 역사성에 기반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신조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매일같이 넘쳐나는 신조어의 세상 속에서 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같은 신조어들이 다양한 정보기술(IT) 매체를 통한 소통에 상대적으로 더욱 자유롭고 친숙한 10~20대들에 의해 주로 만들어지다 보니, 그들과 그 윗세대들 간 언어 단절 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젊은층들은 새로운 언어를 매우 빠른 속도로 만들어 그들만의 전유물로 삼으며 세대 간 의사소통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기성세대들도 상대적으로 더 어린 세대들의 언어를 접하고 익힘으로써 서로 간의 언어 장벽을 없애 결국엔 원활한 의사소통을 꾀하자는 취지에서 연재물 ‘이연호의 신조어 나들이’를 게재한다.

사진=SNL코리아 방송 화면 캡처.
◎다음 < > 속 형욱과 을비의 대화에서 (_)에 들어갈 가장 적절한 말은?

<형욱: 오늘 패션 신경 좀 썼는데 어때?

을비: 응? 뭘 신경썼는데? 하하.

형욱: 깔끔하지 않아?

을비: 그렇긴 한데 너무 (_) 냄새 나는데. 하하>

1)무량사 2)무진사 3)무신사 4)무기수

정답은 3번 ‘무신사’다. 신조어 ‘무신사 냄새’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냄새’가 합쳐져 만들어진 말이다.

무신사는 지난 2001년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해 20여 년 만에 거대 패션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수백만 명에 달한다. 특히 2030세대 남성들을 확고한 고객층으로 확보하며 “무신사 마네킹 옷을 그대로 사 입어도 남자 패션 중간은 간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관련 업계에서 영향력이 크다.

길거리 패션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무신사지만 2030세대 남성들이 옷을 살 때 한 번씩은 참고하는 플랫폼이다 보니 오히려 너도나도 비슷한 패션을 갖게 되는 부작용이 생겼다. 가령 검은색 와이드 팬츠에 커다란 로고가 박힌 맨투맨 티셔츠는 이들이 즐겨 입는 ‘무신사 스타일’로 불린다. 무채색에 군더더기가 없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무신사 냄새’는 바로 ‘무신사 스타일’을 입은 사람들의 획일적 패션을 비꼴 때 쓰는 말이다.

지난해 12월 방송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SNL코리아의 ‘MZ오피스’에서 주현영은 신입 사원으로 분한 지코가 무신사 스타일로 등장하자 속으로 “무신사 냄새 지리네”라고 말했는데, 이후 ‘무신사 냄새’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급격히 퍼졌다.

각종 커뮤니티에서 ‘무신사 냄새 자가 진단법’, ‘무신사 냄새 안 나려면 어떻게 입어야 할까요?’, ‘이 옷에서 무신사 냄새가 나나요?’ 등 ‘무신사 냄새’ 관련 게시글이 쏟아졌다. 업계에선 쿠팡이 무신사를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무신사 냄새’와 비슷한 신조어가 있는데, ‘유니바레’가 그것이다. ‘유니바레’는 일본의 캐주얼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의 ‘유니’와 ‘들키다’란 의미의 일본어 ‘바레루(ばれる)’의 합성어로, 저렴한 유니클로 옷을 입은 것을 남에게 들켜 부끄럽다는 뜻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핫걸! 다 모였네
  • "노병은 돌아온다"
  • '완벽 몸매'
  • 바이든, 아기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