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새로운 수장 찾기에 나선다. 공공기관 혁신과 윤석열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외부인사가 낙점되리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LH는 5일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신임 사장 공모를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현준 전 사장이 사임한 지 2주 만이다. 통상 이사회에서 임추위 구성을 논의하고 실제 공모가 이뤄지기까진 한 달가량 소요된다. 다만 다음 달부터 시작하는 새 정부의 국정감사를 고려하면 공모와 새 사장 취임은 연말까지 밀릴 가능성도 있다.
| 왼쪽부터 이한준 전 경기도시공사 사장,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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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LH 사장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사는 이한준 전 경기도시공사 사장과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등이다. 모두 외부인사다. 윤석열 정부 초반 주택 공급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실세형 사장’이 올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전 사장은 교통연구원 부원장과 경기도시공사 사장을 거치며 주택·도시 분야와 교통 분야 전문성을 두루 쌓았다. 경기도시공사 사장을 지내며 2기 신도시인 광교신도시 개발을 이끈 바 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도 이 전 사장이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추진했던 게 모태가 됐다. 3기 신도시 자족용지 비율을 줄이고 주거 밀도를 높여야 한다는 게 이 전 사장 지론이다. 심 교수는 윤석열 정부 주택 정책 브레인으로 꼽힌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동산 태스크포스(TF) 팀장과 국토교통부 주택공급 혁신위원회 위원을 연달아 맡았다. 지난달 윤석열 정부 주택 공급 로드맵인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을 발표할 땐 민간 대표로 브리핑에 배석했다. 심 교수는 차기 국토연구원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김 교수는 이론과 실무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도시경제학을 공부하고 박근혜 정부 시절 국토연구원장과 국토부 차관을 지냈다. 국토부 장관 하마평에도 자주 오르내렸다. 지난 대선에선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보유세 부담 완화 등 윤 대통령 부동산 공약을 설계했다.
새 사장 앞에 놓인 과제는 녹록지 않다. 윤석열 정부가 공약한 주택 공급 정책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선 LH 역할이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에서 공급하겠다고 한 257만가구 중 88만가구가 공공택지와 국·공유지 개발로 공급된다. 내부 혁신도 이뤄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주 LH를 재무위험 공기업으로 지목하며 사옥 매각 등 재무 건전화를 요구했다. 여기에 신도시 땅 투기 논란으로 추락한 신뢰도를 회복하고 내부 감시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도 새 사장의 주요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