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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유승민 전 의원과 전격 회동했다. 지난해 11월 경선에서 맞붙은 두 사람이 마주한 건 세 달 만이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이후 윤 후보를 전면에 나서 돕지 않은 유일한 인사였다. 경선에서 맞붙었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현재 정책본부장을 맡고, 홍준표 의원도 우여곡절 끝에 선대본부 상임고문직을 수락했지만 유 전 의원만은 3개월간 침묵을 지키던 터였다. 윤 후보는 이날 회동을 통해 최대 숙제였던 ‘원팀 기조’를 사실상 마무리지은 셈이다.
윤석열 “선배님 격려가 천군만마” vs 유승민 “조건 직책없이 돕겠다”
윤 후보와 유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공개회동했다. 이들은 별도의 공간에서 15분 정도 대화를 나눴다. 윤 후보는 회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유 전 의원을 향해 ‘선배님’이라 일컬으며 예우했다. 그는 “선거운동에 돌입한 저로서는 유승민 선배님의 격려가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 우리 당의 원로이시고 소중한 자산이자 최고의 경제 전문가로서 향후 성공한 정부가 되게 하기 위해서 모든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겠다는 말에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석 달 만에 선거운동에 합류하게 된 계기에 대해 “지난 3개월 동안 어떤 정치적인 발언도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처럼 윤 후보를 비판한 적도 없었다”며 “공식 선거운동도 시작됐고 이상한 소리도 자꾸 들려 혹시라도 후보가 그런 걱정을 할 지도 모르고 후보가 여러 번 요청하기도 했다. 국민들께 제 입장을 명확하게 재확인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나서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며 협력하겠다는 생각을 그대로 갖고 있고 오늘 윤 후보에게도 그 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아무 조건도 직책도 없이 돕겠다는 뜻을 전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문재인 정권 5년과 최근 코로나19 위기 때문에 힘들어하고 고통받는 국민들이 너무나 많다”며 “결국 일자리와 주택 문제 때문인데, 이를 국민의힘이 해결하겠다는 믿음을 국민들께 드릴 수 있으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이재명 비판’ 유승민, “종로 유세에 동참” 깜짝 선언
깜짝 발표도 이어졌다. 정장에 넥타이 차림으로 회담에 참석한 유 전 의원은 “오늘 끝나고 종로 유세가 있는데 저도 복장이 이래서 죄송합니다 만은 종로 유세에 동참해서 후보님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의외의 발언에 현장 분위기는 술렁였다. 캠프 핵심 관계자들은 “원했던 모양새이긴 하지만 사전에 유 전 의원이 유세에 함께하겠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회동 이후 윤 후보가 먼저 종로 유세장으로 향했다. 뒤이어 유 전 의원도 윤 후보의 선거유세를 돕기 위해 종로로 가는 차량에 올라탔고, 카페 밖에서 지지자들이 “유승민도 대통령이다”를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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