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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한 자유한국당 의원이 22일 여당의 행태에 혀를 내두르면서 한 말이다. 대응책이 시급한 일본 수출 규제 현실 자체가 아니라 정쟁을 위한 허상의 대야(對野) 프레임 짜기에 여당이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여야는 이날도 추경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을 가졌지만 또 접점을 찾지 못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보고와 표결처리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여야는 여전히 추경 처리 지연 책임소재를 상대방에게 돌리기에 여념이 없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이 안보 사안을 정쟁용으로 이용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야당은 “여당이 추경처리 의지가 없다”고 맞서는 형국이다.
하지만 경중을 따지자면 국정운영에 무한 책임을 지는 여당에게 무게추가 쏠릴 수밖에 없다. 여당이 정작 “가장 중요한 건 추경”이라고 날마다 노래를 부르면서도 국무위원 해임도 아니고 해임건의안 표결 절차조차 양보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자기모순이다.
민주당 실무진에서는 이미 “소위 말하는 예산안 실무 시트작업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오늘 추경은 물 건너갔다”는 얘기가 나올 때였다. 본예산과 추경 심사를 몇 번씩이나 해봤을 여당 지도부도 이를 몰랐을 리 없다.
야당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수개월째 추경을 볼모로 잡고 있는 행태를 옹호하거나 부정하는 게 아니다. 여당이 말한 대로 ‘하루만’으로 그들의 ‘가장 중요한 안건인’ 추경 처리가 가능하다면, 마지막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가 필요할 때가 아닌지 따져 묻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