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우스' 英 극작가 피터 섀퍼 타계…향년 90세

인간 심리 그린 18편 희곡 남겨
'아마데우스' 등으로 각본상 수상
1975년 '에쿠우스' 국내 초연
  • 등록 2016-06-07 오후 8:57:53

    수정 2016-06-07 오후 8:57:53

90세를 일기로 타계한 극작가 피터 섀퍼.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에쿠우스’를 쓴 영국 극작가 피터 섀퍼가 타계했다. 향년 90세.

가디언과 외신 등에 따르면 섀퍼는 6일 오전 5시 30분께(현지시간) 아일랜드 코크 주에 있는 한 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고인은 인간의 심리를 날카롭게 그린 극 작품 18편 이상을 남겼으며 1975년 ‘에쿠우스’, 1981년 ‘아마데우스’로 두 차례에 걸쳐 토니상 각본상을 받았다.

1926년 영국 리버풀에서 태어난 섀퍼는 캠브리지 대학에서 역사를 공부했다. 극작가가 되기 전 도서관 사서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한 그는 1954년 런던 악보 출판회사에 근무하던 중 ‘소금의 땅’이 TV로 제작되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1958년 ‘다섯 손가락 연습’이 이브닝 스탠다드 어워드를 거머쥐면서 극작가로서 빛을 보게 됐다.

1964년 에스파냐의 잉카제국 침략을 다룬 희곡 ‘태양제국의 멸망’이 영국 국립극단에서 공연되면서 명성을 굳혔으며 ‘에쿠우스’ ‘아마데우스’ 등이 잇달아 성공하면서 세계적인 작가가 됐다.

‘에쿠우스’는 국내에서도 자주 공연되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1975년 첫 공연을 한 뒤 지난해 초연 40주년을 맞아 기념 공연을 했다. 자신이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말들의 눈을 찌르고 법정에 선 17세 소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섀퍼는 그 밖에 ‘블랙 코미디’, ‘레티스와 러비지’, ‘파이브 핑거 엑서사이즈’ 등의 작품도 남겼다. 영국 내셔널 시어터는 오는 10월 아마데우스 리바이벌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유족으로는 형제 브라이언과 조카 마일로·마크·크레시다·클라우디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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