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이 현장 방문을 결정한 것은 이날 새벽으로 알려졌다. 실종자 수색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샌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날이 밝자마자 현장 방문을 준비했다. 날씨가 좋지 않다는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은 방문을 강행했다.
박 대통령은 전용기 편으로 오전 9시35분 서울공항을 출발해 광주공항에 내린 뒤 육로로 사고현장 인근 진도 서망항으로 이동했다. 소형 해경정과 해경경비함정(P-153)을 옮겨 타며 사고 해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37분. 약 4시간 만에 사고 현장에 도착한 것이다. 당시 현장에는 약한 비를 동반한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민방위복 차림에 초췌한 얼굴의 박 대통령은 해양경비함정 갑판에서 침몰 선박을 바라보며 상황 보고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이렇게 많은 인력과 장비가 총동원됐는데 구조가 더뎌서 걱정이 많다”며 “얼마나 가족이 애가 타겠습니까. 어렵고 힘들겠지만 최선을 다해달라. 그리고 구조요원 안전에도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바다라서 날씨도 쌀쌀하고 물속은 더 추운 것 아니겠느냐. 생존자가 있다면 1분 1초가 급하다”고 강조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지금까지 속고 또 속았다”며 하소연하자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들이 지켜지지 않으면 해수부 장관은 물론 각 기관장들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이번 사고와 관련해 문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이 발언하는 중간중간 유족들은 야유를 보냈다. 박 대통령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구조작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한 뒤에야 일부 실종자 가족들에게 박수를 받을 수 있었다. 박 대통령의 왼쪽에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오른쪽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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