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탈당 인사로 채워진 미래대연합(가칭) 등의 제3지대의 세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군소정당과 연대를 추진하고, 위성정당 설립 논란을 회피할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오면서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
|
17일 국회 및 정치권에 따르면 과거 민주당의 선거구제 개편 방안으로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유력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를 요구하는 세력이 등장하며 기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할 수 없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민주당에선 이재명 당대표를 중심으로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하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지난해 11월 이 대표는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라는 발언을 하며 병립형 비례대표제 주장에 강하게 힘을 실었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와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 투표를 각각 하는 방식으로, 거대 양당 구조에서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기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같은 기조에 균열이 생기면서 지난 2020년 21대 총선부터 적용 중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에서 탈당한 제3지대의 세력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이를 견제하기 위해 군소정당과 연합하려는 전략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본소득당과 정의당, 진보당 등 소수 야당은 민주당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전제로 한 비례연합정당을 제안한 바 있다.
민주당은 최근 탈당 세력들이 잇따라 새로운 정당을 만들면서 노선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는 게 부담이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탈당해 새로운미래(가칭) 창당을 진행 중인 가운데 김종민, 조응천, 이원욱 의원도 탈당해 미래대연합 창당을 준비 중이다. 금태섭 전 의원도 새로운선택 창당에 나섰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며 군소정당과 비례선거연대를 만들 경우 의석 확보를 위해 위성정당 설립에 대한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라는 평가다. 앞서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첫 도입 당시 더불어시민당을 설립,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해 꼼수 정당이라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 위성정당을 만들면 여론이 악화할 수 있다”며 “위성정당을 만들면 나머지 정당하고 비례 위성정당 연합을 만들어야 하는 것도 부담”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