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5대 시중은행 가계신용 대출이 작년 12월까지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3조원 넘게 증가했다. 전달보다 증가 폭은 줄었지만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연말 회계처리 등 ‘돈 쓸 곳’이 많아진 기업들이 만기가 된 예금을 재예치하지 않으면서 정기예금은 20조원 가까이 줄었다.
| (그래픽=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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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1월말 107조 7191억원에서 12월말 106조 4851억원으로 1조 2340억원 감소했다. 11월 2233억원이 줄어들더니 12월까지 두 달간 1조 5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달 가계대출 중도상환 수수료가 일시적으로 면제하다 보니 목돈이 있는 차주들은 상환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또 연말에는 직장인들이 성과급 등을 받아 신용대출을 상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작년 12월 가계대출 잔액은 692조 4094억원으로 전월(690조 3856억원)보다 2조 238억원 늘었다. 지난해 5월부터 8개월 연속 증가세다. 그나마 11월(4조 3737억원)에 비해선 증가폭이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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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건 여전히 주담대다. 5대 은행의 12월 주담대 잔액은 529조 8922억원이다. 한 달 만에 5조원 가까이 늘었던 11월에 비하면 소폭 꺾였으나 12월에도 3조 6699억원이나 증가했다. 실수요 성격의 주담대 증가분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기업 대출은 주춤했다. 12월 말까지 기업 대출은 767조 3139억원으로 전월(768조 9248억원)보다 1조 6109억원 감소했다. 중소기업 대출(630조 8855억원)은 2726억원 늘어난 반면 대기업 대출(136조 4284억원)이 1조 8835억원 줄어든 영향이다. 대기업 대출이 줄어든 것은 지난 2022년 12월 이후 1년 만이다.
5대 은행의 12월말 정기예금은 849조 2957억원으로 전월(868조 7369억원)보다 19조 4412억원 줄었다. 주로 기업 예금이 줄어든 영향으로 아직 개인이 예금에서 이탈하는 모습은 나타나진 않다고 은행권은 설명했다. 정기예금 감소 등으로 전체 수신 잔액은 1951조 3753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2조 6142억원 줄었다. 대신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은 598조 2286억원으로 전달보다 16조 7266억원 늘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의 예금 감소는 개인보다는 기업 위주로 개인은 오히려 소폭 늘었다”며 “기업으로서는 연말에 돈 쓸 곳이 많고 정기예금 금리까지 낮아지다 보니 예금 재예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