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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새누리당 소속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이 국정감사 파행정국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의 당론인 ‘국감 보이콧’ 방침에 반발하며 이날 오전 국회 국방위 국감에 참석하는 결단을 내렸다.
26일 이후 국감 파행 나흘 만에 여당이 위원장인 상임위 국감이 열리게 된 것. 김 위원장의 고독한 선택에 여야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전날 이정현 대표의 전격적인 국감 복귀 선언 이후 우여곡절 끝에 국감 보이콧 방침을 재확인한 새누리당은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당내 일부 강경파는 출당, 제명 등을 거론하며 김 위원장의 행동을 배신행위로 규정했다. 반면 야당은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고 환영하며 새누리당의 조속한 국감 복귀를 촉구했다.
◇與 국감 보이콧 논란 속 김영우 독자행보 ‘배신행위 vs 소신’ 엇갈린 평가
김 위원장은 국감 파행 이틀째인 27일 국감참여 의사를 나타냈다. 다만 당 소속 의원들의 물리적 저지에 국감참여가 무산됐다. 김 의원은 이날 “국방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말을 여러 번 해왔다. 제 말에 책임을 져야한다”며 당 소속 국방위원들의 만류에도 국감에 참석했다. 26일 이후 나흘째 단일대오를 유지해온 ‘국감 보이콧’이라는 당론이 사실상 깨진 것.
당 지도부도 징계방침을 분명히 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당론에 따를 수 없다면 무소속 정치가 옳다”며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조원진 최고위원 역시 “당론 위배는 합당한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는 게 의총의 결론”이라고 밝혔다.
◇與 내부결속 다지며 초강경 기류…내주 국감정상화 전망도 솔솔
김 위원장의 이탈에도 새누리당의 기류는 여전히 초강경이다. 전날 국감 복귀를 둘러싼 의총의 혼란상을 의식한 듯 강력한 내부단속에 나섰다. 특히 이날 주요 언론에 ‘미치도록 일하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광고를 내면서 대국민 여론전도 병행했다. 새누리당의 요구는 간단하다.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원천무효와 정세균 의장의 사퇴다. 국감복귀와 정세균 퇴진투쟁이라는 투트랙 전략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날 오전 김명연 의원 등 당 소속 재선 의원 10여명은 서울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을 항의 방문했다. 또 이정현 대표의 사생결단식 단식은 이어졌고 정진석 원내대표는 동조단식에 나섰다. 조 최고위원은 정 의장의 최근 미국방문과 관련, “여러 제보가 들어왔다”며 비리에 대한 폭로 가능성도 시사했다. 새누리당은 또 정 의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서울 중앙지검에 형사고발한 것은 물론 헌법재판소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날치기 가결행위에 대한 권한쟁의심판까지 헌법재판소에 청구하는 등 법적투쟁도 꺼내들었다.
결국 문제는 여론이다. 집권여당의 민생 무한책임론 때문이다. 더구나 국감파행이 장기화되면 내년도 예산심의 일정까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여야 물밑접촉을 거쳐 내주 국감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관건은 정세균 의장의 태도다. 새누리당은 국감복귀의 전제조건으로 최소한의 유감표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 의장은 “해임건의안 처리에 하자가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