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전기차 수요 둔화 '경고음'…계산기 두드리는 車업체들

GM·혼다, 1년 만에 전기차 공동개발 계획 철회
전기차 판매 달성 목표 미뤄…수요 충족에 집중
아키오 토요타 회장 "마침내 현실 보고 있다"
  • 등록 2023-10-26 오후 5:02:58

    수정 2023-10-26 오후 5:02:58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전기차 시대로 전환을 가속하는 가운데 곳곳에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판매 실적을 경신하며 많이 팔리고 있지만, 수요 둔화 신호가 점점 뚜렷해지면서 투자 및 생산 계획 철회 등 사업성 재검토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과 일본 혼다자동차 로고(사진=AFP, 로이터)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일본 혼다는 50억달러(약 6조8000억원) 규모의 전기차 공동개발 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가 북미 출시를 목표로 테슬라나 중국 BYD(비야디)와 경쟁할 수 있는 저렴한 전기차를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한 지 1년여만이다.

미베 도시히로 혼다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에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 탓에 GM과 공동 개발 계획을 보류했다”며 “1년 동안 이 문제를 검토한 결과 사업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GM은 전날 3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보다는 수요 충족을 위한 단기 노력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도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내년 전기차 수요는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보고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 덕분에 판매량은 성장세다.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는 처음으로 30만대를 돌파했으며, 최초로 올해 누적 100만대 달성도 이뤄질 전망이다. 유럽연합(EU)에서 9월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4.3%,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22% 증가했다.

또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원자재 가격도 하락세다. 패스트마켓이 산정한 탄산리튬 현물 가격을 기준으로 리튬 가격은 올해 들어 67% 떨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코발트 가격은 같은 기간 20% 내렸으며, 작년 5월 이후로는 50% 이상 급감했다.

중국산 테슬라 모델3 차량이 일렬로 서있다.(사진=로이터)


그러나 전기차 수요 둔화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은 전년비 49%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63% 증가에서 급격히 낮아진 수치다.

고금리 환경도 전기차 시대로 전환에 발목을 잡고 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멕시코 공장 계획을 늦추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우리가 처한 고금리 환경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자동차 구입자 대다수는 금리에 매우 민감한데 고금리 환경이 전기차 판매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투자 및 생산 계획에 계산기를 다시 두드리고 있다. GM은 미국 내 두번째 전기차 전용공장인 전기 픽업트럭 공장 가동 계획을 1년 뒤로 미뤘다. 포드는 전기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을 생산하는 공장의 3교대 근무조를 일시 감축하는 등 전기차 생산 속도를 늦추고 상용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투자를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 회장은 “사람들이 마침내 현실을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해왔으며, 아키오 회장은 높은 비용과 자원 부족 및 제한된 충전 인프라 등 전기차 산업체계가 직면하게 될 현실 과제를 지적하며 전기차 위주의 규제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이날 ‘재팬 모빌리티 쇼’에서 “탄소 중립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며 “규제가 이상적인 기준에서 만들어지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일반 이용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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