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안철수…野 단일화 후 吳 집중유세 돕는 이유는?

25일부터 연일 합동유세…개별유세도 지속
“정권교체 약속 지키러 와…文 정부 심판해야”
국민의힘서 예우…경선 흥행 이끈 장본인
선거 후 정계개편 염두…尹과 시너지도 기대
  • 등록 2021-03-30 오후 4:17:23

    수정 2021-03-30 오후 4:19:35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안 대표는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함께 유세현장을 누비고 있다. 지난 25일 첫 덕수궁 앞 유세를 시작으로 나흘 연속으로 오 후보를 도왔다. 지난 29일에는 첫 TV토론 준비를 위해 유세에 나서지 않았던 오 후보를 대신해 용산과 여의도 증권가에서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오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 협상 중에 후보에서 사퇴한 후 문 후보 선거지원을 꺼리다 대선 당일 오전 미국으로 출국했을 때와는 딴판이다.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역 광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집중유세장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연단에 올라 손을 들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野 지지자와 소통 통해 훗날 도모

안 대표는 30일 오후 1시 30분께 영등포역에서 오 후보와 다시 한 번 합동유세에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나는 서울시민 여러분에게 꼭 야권 후보 단일화 이뤄서 서울시장 선거 이기고 내년에 정권교체 가능하게 하겠다고 약속 드렸다. 그 약속 지키러 왔다”면서 “이번 선거는 전임 시장의 성추행을 심판하는 선거이며, 문재인 정부의 지난 4년을 심판하는 선거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라며 오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안 대표는 지난 24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의원총회 현장을 찾아 야권 단일화 경선의 패배에 승복하며 오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두 사람은 합동 유세는 물론, 개별 유세를 통해 취약 지역을 돌며 서로 보완하며 시너지를 높이고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오세훈 캠프 측도 큰 힘이 된다는 반응이다. 오 후보는 지난 28일 강남 코엑스 앞 유세때 안 대표를 치켜세우며 감사의 말을 전한 바 있다.

안 대표가 이처럼 오 후보 지원유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오 후보는 안 대표 지지층을 흡수해야하는 과제가 있다. 중도층과 청년층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안 후보는 보궐선거 후 이뤄진 야권 정계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세 현장에서 야권 지지자들과 소통하며 존재감을 유지한 뒤 훗날을 도모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안 대표는 보궐선거 사전투표 하루 전날인 4월 1일에는 부산을 찾아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지원유세에도 나설 예정이다.

2012년 이미지 불식…대권 향한 포석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안 대표를 예우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4선의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안 대표의 의총 연설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홍 의원은 당시 “많은 어려움에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오로지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위대한 단일화를 이루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안 대표의 연설은 한국 정치사에 새로운 귀감이 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이번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흥행의 주인공은 단연 안 대표”라며 “국민의힘에서 안 대표를 홀대한다면 자칫 중도층 표심이 이탈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일각에서는 2012년 대선 당시 이미지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숨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정치평론가들은 안 대표의 최근 행보는 보선 이후 정계 개편 및 차기 대선을 향한 포석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 대표는 서울시 공동운영을 약속했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선거가 끝나면 어떻게든 야권 개편이 이뤄지는데, 거기서 목소리를 내려면 지금부터 열심히 활동을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권 개편에는 대권도 당연히 포함된다. 하지만 현재로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지율이 높기 때문에 안 대표가 직접 나서기 보다는 윤 전 총장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안 대표가 정계 개편시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어야만 다음 행보(대선)를 생각할 수 있고, 의미부여를 할 수 있는 존재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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